[현장에서]“대졸 신인이 더 낫다” 1년 60명 뽑는 J리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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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소컵 대학축구, 日에 0-6 대패

제11회 덴소컵 한일대학축구 정기전이 열린 29일 일본 가나가와 현 가나자와 시 도우토우리키 경기장에서는 일본 프로축구 스카우트들이 경기를 지켜봤다.

요즘 일본축구에서는 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매년 100여 명이 J리그 1부에 진출하는데 그중 60명이 대학 출신이다. 프로 산하 유소년팀 출신이 40명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로 가는 경우는 10여 명에 불과하다. 이누이 마사히로 일본대학축구연맹 전무(후쿠오카대 교수)는 “고교를 졸업하고 바로 갈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고 대학을 거쳐 간 선수들이 프로에서 잘하기 때문에 10여 년 전부터 프로팀들이 대학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게이오대 감독을 오래한 이우영 센슈대 교수는 “일본 경제가 어려워 고교 선수를 많이 뽑을 수 없는 사정과 J리그 1부의 2군 리그가 없어지는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대학을 거쳐 갈 경우 프로의식이 강하고 사회생활도 잘해 프로 팀들이 대학 선수들을 관심 있게 지켜본다”고 말했다.

K리그 클래식도 2군 리그를 없앴다. 고등학교를 바로 졸업하고 프로에 갈 경우 그라운드보다는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아무리 잘하더라도 프로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고교 출신보다는 대학을 거쳐 온 선수들이 생활을 더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교 출신으로 프로에 진출해서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해 망가지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도 한국 프로팀들은 아직도 유망한 고교 선수들을 입도선매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변석화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우리나라 프로팀도 대학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축구도 가르치지만 인생을 가르치는 곳이다. 선후배들 사이에서 조직을 배우고 사회를 배운다”고 말했다.

한편 덴소컵에서 한국은 일본에 0-6으로 완패해 역대 전적에서 4승 2무 5패가 됐다.

도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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