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메즈 돌아오니, 더 펄펄 난 레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팀 공격 74% 도맡아 47득점 원맨쇼… 삼성화재, 2차전 승리 승부 원점
현대캐피탈, 고비마다 범실로 자멸

삼성화재 레오의 공격이 아웃되면서 시작된 2세트의 듀스는 10차례나 이어졌다. 삼성화재는 레오의 오픈 공격으로 만든 33-33에서 현대캐피탈 아가메즈의 공격을 유광우와 이선규가 잇달아 블로킹하면서 45분간의 혈전을 끝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가 4세트를 내주고 처음 따낸 세트였다. 삼성화재가 수렁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V리그 8번째 우승이자 7연패를 노리는 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을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삼성화재는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3-1(19-25, 35-33, 25-21, 27-25)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1차전에서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빠진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는 레오의 원맨쇼였다. 1세트 65.2%였던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2세트에서 67.7%로 올랐고, 3세트에서는 83.3%까지 치솟았다. 4세트에서도 80%대(81.5%)를 유지했다. 팀 공격의 74.1%를 도맡은 레오는 양 팀 최다인 47점(공격 성공률 53.8%)을 쏟아 부었다. 리베로(이강주 김강녕)들이 불안해 서브 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는 데다 토종 주포 박철우까지 부진했던 삼성화재로서는 어떤 공이라도 때릴 수 있는 레오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초반에 앞서가던 1세트에서 11-11로 동점을 허용하자 송준호를 빼고 1차전 1세트에서 왼발 부상을 당했던 아가메즈를 투입했다. 아가메즈는 이날 21득점을 기록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42.9%에 그쳤다. 범실이 득점의 절반가량인 10개나 됐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24득점(공격 성공률 59%)으로 이름값을 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오늘처럼 힘들게 경기를 하면 제 명대로 못 살 것 같다(웃음). 블로킹이 팀을 살렸다. 서브 리시브는 여전히 불안했다. 졌으면 사실상 우승 못하는 건데 이겨서 다행이다. 챔프전을 앞두고 훈련 중 왼손바닥을 다친 박철우가 3차전부터 페이스를 찾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화재는 블로킹으로 15점, 현대캐피탈은 11점을 얻었다. 현대캐피탈은 범실이 33개나 된 게 발목을 잡았다. 1차전(15개)의 2배가 넘었다. 김 감독은 “4세트에서 듀스까지 간 것을 보라. 선수들이 예전처럼 삼성화재에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적지에서 얻은 큰 소득이다”라고 말했다. 3차전은 4월 1일 현대캐피탈의 안방인 천안에서 열린다.

대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