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15구 싸움에도 돌직구 던졌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31일 06시 40분


한신 타이거스의 오승환이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개막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갖고 팀의 5-3 승리를 지키며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32구를 던지며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안겼다. 2월 LG트윈스와 연습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 사진제공|LG 트윈스
한신 타이거스의 오승환이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개막 원정경기에서 데뷔전을 갖고 팀의 5-3 승리를 지키며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32구를 던지며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안겼다. 2월 LG트윈스와 연습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 사진제공|LG 트윈스
요미우리전 배트 컨트롤 고전에도 합격점
직구 위주에서 벗어나 변화구 승부구 필요


희망과 과제를 남긴 첫 등판이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오승환(32)이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숙적’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개막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팀이 5-3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최고구속은 153km를 찍었다.

오승환은 이날 모두 32개의 공을 던졌다. 한 이닝에 보통 15∼20개의 공을 던지는 것에 비하면 많은 투구를 기록했다. 일본 선수들이 자랑하는 정교한 ‘배트 컨트롤’에 고전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 아베 신노스케를 상대로 초구 149km 직구를 건져 가볍게 3루수 뜬 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호세 로페스에게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전 안타를 맞았다. 야노 겐지와는 8구 승부 끝에 투수 앞 땅볼로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하시모토 이타루와 15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견수 뜬 공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자신감이 넘쳤다.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면서 간간이 고속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이 그의 ‘돌직구’에 손을 대지 못한 반면 일본 타자들은 끈질기게 물고 들어졌다. 표정 변화가 없는 오승환도 이날 하시모토와 대결에서 13구를 넘어가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오승환은 “경기에 따라 투구수가 많고 적어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부담스러운 일본 데뷔전에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특히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자존심을 굳게 지켰다. 직구 위주의 승부수를 통해 힘으로 윽박지르는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와다 유타카 감독은 “끝까지 변함없이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던지는 모습에 만족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과제도 남겼다. 일본의 한 야구해설가는 “오승환이 한 시즌 동안 결정구로 강속구 승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닛칸스포츠는 “오승환이 구속만 빨랐을 뿐 일본 타자들에게 커트 당했다”고 지적했다.

오승환이 빠르게 연착륙 하기 위해선 정교한 제구력과 함께 직구 위주의 승부에서 탈피해 더욱 승부구를 확실하게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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