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수비 오리온스, 악몽을 떨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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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석 삭발 투혼… SK 대파
6강 PO 2패 당한 뒤 반격 첫 승
시즌 상대전적 8전패 사슬 끊어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오리온스 장재석(204cm·사진)이 호쾌한 슬램덩크를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오리온스는 경기 종료 1분 12초 전 SK에 19점 차까지 달아나며 승리를 확신할 수 있었다. 오리온스 홈 팬들은 일제히 “장재석”과 “이겼다”를 번갈아 연호했다.

오리온스가 17일 안방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5전 3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올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SK를 81-64로 눌렀다. 방문 1, 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오리온스는 2연패 후 첫 승을 신고하며 일단 한숨 돌렸다.

장재석은 15일 SK와의 2차전에서 팀이 4쿼터 중반 15점차로 앞서다 역전패한 뒤 삭발했다. 경기 막판 덩크슛 실패와 패스 미스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자책에서 비롯됐다. 장재석의 비장한 헤어스타일은 오리온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계기가 됐다. 장재석은 이날 4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킨 것을 포함해 17득점, 5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TV 해설을 맡은 왕년의 슈터 우지원 씨는 “소극적인 성격인 장재석은 매일 미장원에 가야겠다”며 웃었다. 장재석은 “분위기를 새롭게 해 3차전에 모든 걸 던져보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리바운드에서 밀리면 진다는 각오로 철저하게 대비했다. 약속된 수비가 잘 된 덕분에 이겼다”고 기뻐했다. 장재석과 오리온스 골밑을 책임진 리온 윌리엄스는 17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올 정규리그에서의 6전 전패와 포스트시즌 2패를 포함해 SK와의 상대 전적 8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4차전은 19일 고양에서 열린다.

SK는 간판 가드 김선형(18득점)이 1쿼터 중반 일찌감치 반칙 3개를 해 파울트러블에 걸린 데다 애런 헤인즈(17득점)도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오리온스의 강한 수비로 SK의 3점슛 성공률은 24%에 그쳤다.

오리온스는 주전 포워드 김동욱이 무릎 부상으로 못 뛴 데다 가드 한호빈도 발목을 다쳐 결장했다. 전력 공백이 예상됐던 오리온스는 끈질긴 수비로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고양=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리온스#장재석#SK#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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