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허도환 “팀 방어율 3.80·국내파 10승 투수 만드는게 내 임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8일 07시 00분


넥센 포수 허도환은 개인성적을 넘어 문성현, 강윤구 등 팀의 영건투수들을 키워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올 시즌을 시작한다. 스포츠동아DB
넥센 포수 허도환은 개인성적을 넘어 문성현, 강윤구 등 팀의 영건투수들을 키워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올 시즌을 시작한다. 스포츠동아DB
■ 넥센 안방마님 허도환

“공 좋고 게임 할 줄 아는 오재영 가장 기대
올해는 새로운 볼배합 준비…볼넷 줄일것
기회 준 팀에 감사…시즌 300타석이 목표
KS 우승 포수되면 정말 근사하지 않을까요”

허도환(30)은 넥센의 주전 포수다. 그는 2011년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프로 입단 이후 가장 많은 116경기에 출장하며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었다. 허도환은 잡초 같은 선수다. 그는 단 한 경기만 뛰고 2007년 두산에서 방출됐다. 팔꿈치 수술을 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2010년 가을 넥센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리고 2011년부터 넥센의 주전 포수가 됐다. 신고선수가 다음해 주전 포수로 도약하는 사건은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든 일이다. 올해 그의 목표는 팀 방어율 3.80을 만드는 것이다. 강윤구, 문성현, 오재영이 10승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그의 목표 중 하나다. 허도환이 생각하는 포수는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다.

● 팀 방어율 3.80과 국내파 10승 만들기!

-반갑다. 곧 정규시즌 개막인데 잘 돼가나?


“예. 준비 많이 했습니다.”

-올해가 주전으로 4번째 시즌인가?

“그렇죠. 처음에는 정신 없이 멋도 모르고 했는데….”

-어떤가? 주전 포수로 팀을 이끈다는 건?

“평생 공부인 것 같아요. 계속 상대를 분석하고 또 공부하고…. 끝이 없는 것 같아요.”

-야구는 평생 배운다고 하잖아?

“포수라는 직업의 특성도 있지만, 아는 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아요.”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다.

“네. 8개 팀 거의 모든 타자들을 이제 알거든요. 특성, 장단점. 하지만 막상 승부할 때는 아는 대로만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순간의 직감 말인가?

“저의 직감, 또 투수의 직감도 있거든요. 그날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볼 배합이 달라질 수도 있고요.”

-이토(지바롯데) 감독이 두산 수석코치 시절에 포수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직감이라고 했어. 그건 가르칠 수는 없다고 했지.

“데이터와 직감을 잘 살려야 효과적인 피칭이 가능해요.”

-넥센의 공격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투수쪽만 좀더 올라오면 우승도 가능할 것 같은데.

“올해 제 목표가 팀 방어율을 3.80 아래로 내리는 거예요. 투수가 흔들리면 4강은 갈 수 있어도 우승은 안 되니까요. 어떻게든 팀 방어율을 3.80 아래로 내리는 게 제가 할 일이죠.”

-선발과 불펜으로 나누면 어느 쪽이 더 신경이 쓰이나?

“아무래도 선발이죠. 지난해 우리 팀 선발 방어율이 나빴어요. 불펜은 별로 걱정 안 해요. (김)영민이랑 (조)상우가 들어와서 더 탄탄해졌어요.”

-나이트와 밴 헤켄은 지난해 기복이 있었다.

“둘은 올해도 10승씩은 해줄 겁니다. 경험 많고, 로테이션 꾸준하게 지켜주니까 큰 걱정 안 해요. 올 시즌 키는 국내파 선발투수들이 갖고 있죠.”

-강윤구, 문성현, 오재영에 금민철도 있고.

“4월에는 감독님이 6선발로 운영한다고 하셨어요. 왼손투수가 4명이나 돼요. 다들 10승 투수가 될 수 있는 능력은 있는데. 꼭 국내투수에서 10승이 나와야 하거든요.”

-제일 기대되는 선수는?

“오재영이요. 게임을 할 줄 알고, 공이 생각보다 힘이 좋아요.”

-강윤구, 문성현도 공 좋잖아?

“둘은 위기에서가 문제죠. 잘 던질 때 보면 최고죠. 그런데 중요한 건 위기에서 피칭이잖아요. 그 고비만 뛰어넘으면 10승 못 할 이유가 없죠.”

-금민철은?

“아무도 못 던지는 직구를 던지잖아요. 내추럴 컷패스트볼. 제구가 문제인데 스스로 더 노력해야죠.”

-방어율 3.80과 국내파 10승 투수 만들기가 올해 과제구나.

“그게 제가 할 일이죠.”

● 포수는 팀이 이기면 최고!

-허도환에게 포수란?


“팀을 이기게 하는 포지션. 포수는 어떻게 하면 팀이 이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직업이죠.”

-고민해서 이기고 나면 기분 어떤가?

“끝내주죠. 그 순간 최고예요. 경기 끝난 뒤 투수들이 와서 ‘오늘 고맙다, 수고했다’, 이런 말 해주면 날아가요.”

-올해 허도환의 리드는 변화가 있나?

“새로운 볼 배합을 준비하고 있어요. 볼 배합은 자꾸 변화를 시도해야 타자가 헷갈리니까요.”

-넥센은 투수들의 볼넷이 많은 팀이다.

“줄여야죠. 지난해 우리가 삼성, LG보다 볼넷수가 100개 정도 많았어요. 좀더 공격적인 리드를 통해 볼넷을 줄일 생각입니다.”

-포수는 파울팁에 많이 맞잖아? 근데 유독 허도환이 제일 많이 맞는 것 같더라.

“우리 팀에 스플리터, 싱커, 투심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잖아요. 빠르게 떨어지니까 어쩔 수 없죠.”

-중계할 때 고통스러워하는 것 보면 안타깝다. 얼마나 아픈가?

“욕 나올 정도로 아파요. 근데 아마추어 때는 순간 욕도 하고 그랬는데, 프로에선 중계를 하니까 욕도 못해요. 그저 시간이 약이죠. 아무리 아파도 시간이 지체되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니까 빨리 일어나야 해요.”

-마스크에 공이 맞을 때는?

“그건 견딜 만해요. 예전에 어떤 해설위원이 ‘맞으면 별이 보인다’고 하셨는데, 그건 아니에요.”

-포수는 장비를 차고 경기를 한다. 무척 힘든데.

“장비 입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죠, 1루에 백업 가죠. 진짜 힘들어요. 여름에 저는 게임 끝나고 나면 보통 4kg 빠져요.”

-포수가 가장 신경 쓰는 기록이 도루저지율이다.

“한 번도 3할대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적이 없어요. 3년 내내 2할대인데, 올해는 좀 나아질 것 같아요. 선발 중에 왼손투수가 4명이나 있고, 나이트는 모션이 좀 크지만 (문)성현이는 또 빠르거든요. 공 던지는 건 자신 있는데 투수가 폼 빼앗기면 어쩔 수 없어요.”

-수비에서 가장 자신 있는 건 뭔가?

“블로킹이죠. 블로킹은 지난해 실수가 거의 없었어요.”

-블로킹은 잘 하면 본전, 못 하면 포수 책임 이렇게 생각한다.

“사인을 내고 구종마다 튀는 각도를 생각하고 있으면 할 만해요.”

-허도환의 타격은 어떤가? 넥센에서 유일하게 쉬어가는 타순이라던데.

“아니에요. 저도 치는 것은 자신 있어요. 물론 우리 팀에서 제일 약하지만…. 그래서 상대 투수들이 저를 안 내보내려고 더 기를 쓰고 던져요. 또 포수는 여기저기 다치잖아요. 좋았던 타격감도 다치면서 무너지곤 해요.”

-타격에서 올해 목표는?

“250타석 정도는 치고 싶죠. 그보다는 한 번도 300타석에 나간 적이 없어요. 300타석 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죠.”

●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면 근사하지 않나요?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한국시리즈 우승이죠. 야구를 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포수가 된다면 정말 근사하지 않습니까?”

-사실 주전 포수로 4년차지만 힘든 시간도 많았다.

“기회를 준 팀에 항상 감사하죠. 2010년 저에게 테스트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지금 저는 없으니까요.

-방출되고 공익근무할 때 치매할아버지들 돌보는 요양센터에서 근무했다며?

“그때 많이 울었어요. 치매할아버지들 대소변 치워드리고, 매일 씻겨드리고, 놀아드리고. ‘부모님께 잘 해드려야겠다’, 그런 생각 정말 많이 했어요.”

-허도환의 성격은 어떤가?

“저요? 근성도 있고 좀 센스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건방지게 야구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하는 동작이나 스타일이 그렇게 보였던 것 같은데, 저는 4년 전 신고선수로 입단할 때나 지금이나 항상 같은 마음입니다.”

-좋아하는 포수는 누구인가?

“김동수(넥센) 코치님입니다. 공격, 수비 다 잘 하셨고, 우승도 많이 하셨고, 포수로 2000경기에 나갈 만큼 몸 관리도 잘 하셨잖아요. 김동수 코치님의 반만이라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김동수 코치가 강조하는 말은?

“기본에 충실하라고 늘 말씀하시죠. 기본에 충실한 포수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도환? ▲생년월일=1984년 7월 31일 ▲키·몸무게=176cm·87kg(우투우타) ▲출신교=학동초∼이수중∼서울고∼단국대 ▲프로 경력=2007년 두산(2003신인드래프트 2차 7번 지명)∼2011년 넥센(신고선수) ▲2013년 성적=116경기 260타수 56안타(타율 0.215) 1홈런 19타점 29득점 ▲2014년 연봉=87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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