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우승하면 감독님 열 식게 얼음물 쏟아 붓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8일 07시 00분


1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3∼201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봄 배구에 진출한 남녀 6개 팀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우승컵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17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3∼2014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봄 배구에 진출한 남녀 6개 팀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우승컵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프로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GS칼텍스 한송이 “언니에게 우승 양보해”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채선아 미쳐주길”
인삼공사 임명옥 “우승 땐 섹시댄스 춘다”
남자부 PS ‘공공의 적’ 1위 삼성화재 레오

2013∼2014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포스트시즌이 20일 여자부 GS칼텍스-KGC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시작으로 4월5일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까지 이어진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남녀 6개 팀 감독과 대표선수 등 12명이 참가했다.

● 우승 세리머니와 우승 약속에서 빵 터진 여자부 미디어데이

점잖게 시작한 미디어데이였다. 인상적인 말은 인삼공사 임명옥이 했다. 임명옥은 “많은 사람들이 기적의 팀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올라와야 하는 자리, 서있어야 할 자리였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서 기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시즌 뒤 결혼을 앞둔 임명옥은 “우승반지와 결혼 프러포즈 반지 가운데 무엇을 더 받고 싶은가”란 질문에 “아직 프러포즈 반지를 받지 않았다. 모두 좋지만 우승반지가 더 탐난다”고 했다.

IBK기업은행 김희진은 “코보컵 우승 뒤 감독님에게 귀걸이를 선물 받았다. 이번에는 우승하고 꼭 금으로 된 목걸이를 해주시길 바란다”며 은근히 이정철 감독을 졸랐다.

GS칼텍스 베테랑 한송이는 후배들에게 “미안하지만 언니에게 양보해라. 너희는 어리니까 앞으로 우승할 기회가 많다”며 베테랑이 많은 팀 특성을 에둘러 얘기했다.

3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미친 듯한 활약을 해줬으면 하는 선수도 꼽았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채선아가 미치면 100% 우승을 확신한다”고 했다.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한송이의 간이 부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이연주가 미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승 세리머니 약속도 달랐다. 임명옥은 “몸치이지만 코트에서 섹시댄스를 추겠다”고 했다. 한송이는 “프로야구 삼성의 우승 세리머니가 멋있었다. 우리도 함께하는 것으로 준비 하겠다”고 했다. 김희진은 ”할렘셔플댄스를 감독님과 함께 코트에서 추겠다“고 약속했다.

● 4자 성어와 속담이 나온 남자부 미디어데이

남자부 미디어데이는 현대캐피탈 최태웅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기대가 컸던 삼성화재 고희진은 얌전한 발언만 골라했다. 자기 팀의 약점을 꼽으라는 질문에 “약점은 있지만 없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최태웅은 “우승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그 전부터 생각해오던 것인데, 감독님에게 아이스박스 물을 붓겠다. 1년 간 화 나셨을 텐데 그 화를 식혀드리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배꼽 잡고 웃었다.

비록 행사장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의 키워드는 삼성화재 레오였다. 고희진은 팀 내 MVP로 꼽았고, 그 밖의 나머지 선수를 묻는 질문에도 레오라고 했다. 최태웅은 상대팀의 가장 미운 선수로 언급하며 “레오를 못 막는다. 레오가 못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한항공 강민웅도 “레오에게 가는 공이 나빠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감독들에게 현재 팀의 상황을 4자 성어 혹은 속담으로 정리해달라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3번 연속 패했던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3전4기(三顚四起, 세 번 쓰러져도 네 번 일어난다)”라고 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라고 답했다. 시즌개막 미디어데이 때 현대캐피탈을 1강 후보로 손꼽았던 것을 잊지 않은 발언이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훈련장에 걸어둔 ‘겸병필승(謙兵必勝, 겸손한 병사가 전쟁에서 이긴다)’을 언급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 감독들 출사표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 지난시즌 통합우승 이후 팀에 변화가 많았다. 우려했는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결과가 좋았다. 지난 시즌과는 다른 배구를 할 것이다. 노련한 세터와 리베로가 있고 박정아 김희진에 외국인 선수의 플레이를 팀 특성에 맞게 잘 조화시키는 배구, 편중 없는 배구가 장점이다.

▲GS칼텍스 이선구 감독 = 지난 시즌 2위를 했다.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2위의 설움을 견디기 위해 호되게 훈련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단결된 힘으로 우승을 차지하겠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KGC인삼공사 이성희 감독 = 지난 시즌 1,2위 팀과 같은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다.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왔다. 그 운을 믿고 체력적으로 신나는 배구를 하겠다. 지난 시즌 아픔을 겪어서 절실히 준비했다. 시즌 후반부터 팀 분위기와 컨디션 모두 상승세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 = 운칠기삼이었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여기까지 왔다. PO전 두 팀이 풀세트 경기를 3번 하고 올라왔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우승의 맛을 알아서 잘 할 것이다. 그래서 우승을 해야 한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 = 감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즌이다. 남은 것은 하나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포스트시즌은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가 높은데, 잘 활용하고 바꿔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 =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 그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이 헛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잘 하겠다. 우승의 간절함을 믿고 한 번 가보겠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컨디션, 에이스의 역할이 승패를 가를 것이다. 마이클에 큰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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