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섭 스타 탄생…앞에서 이끌 ‘에이스’ 육성은 숙제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7일 07시 00분


남자부 심종섭은 16일 열린 2014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5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종섭은 10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신원건 동아일보 기자 laputa@donga.com
남자부 심종섭은 16일 열린 2014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5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한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심종섭은 10위로 아쉬움을 남겼다. 신원건 동아일보 기자 laputa@donga.com
■ 한국 남자마라톤 희망을 쏴라

국내 선수들 2시간10분대 진입 실패
에이스 부재…심종섭 ‘국내 1위’ 의의
과학적인 훈련·선수들 동기부여 필요


한국 남자마라톤은 과거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에서 국민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와 19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봉주는 꾸준한 활약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황영조 이전에는 김완기, 김재룡이 있었으며, 이봉주 이후에는 김이용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 ‘에이스’가 절실한 한국마라톤

한국 남자마라톤은 꾸준히 세계정상급 인재를 배출해왔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서는 가뭄이었다. 16일 열린 2014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5회 동아마라톤대회 남자부에서도 한국 남자마라톤 선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한 선수는 심종섭(23)이다. 심종섭은 42.195km 풀코스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2시간14분19초의 기록을 남기면서 남자부 10위에 올랐다. 또한 레이스 막바지까지 심종섭과 경쟁을 벌인 김민(25)은 2시간15분40초를 기록했다. 심종섭의 발굴은 한국마라톤에 한줄기 빛이었지만, 당초 기대했던 2시간10분대 진입에는 실패했다. 대회 해설을 맡았던 윤여춘 MBC육상해설위원은 “에이스의 존재가 아쉽다. 예전에는 세계정상급의 에이스가 한둘씩은 꼭 있었다. 중위권 선수들도 이들을 따라 뛰면서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끌어나갈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 과학적 훈련에 기대

한국 남자마라톤 선수 발굴을 위해서는 변화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윤 위원은 과학적인 훈련법 적용을 제시했다. 스포츠와 과학의 접목은 현대 스포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에 따라 마라톤 역시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훈련법과 장비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윤 위원은 “마라톤이 과학화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지도자의 스타일과 스케줄에 맞추는 훈련법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일본대표 가와우치 유키를 예로 들었다. 가와우치는 현직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2011년 2월 도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37초라는 뛰어난 기록을 남겼다. 윤 위원은 “가와우치의 성공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선수 중심이 된 훈련법과 심리적인 동기부여가 어우러지면서 이뤄낸 결과다. 우리가 본보기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은 “그동안 ‘제2의 황영조’가 될 인재는 계속 나왔다.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언제까지 애국심만 강요할 수는 없다. 이번 대회에서 경력이 짧은 심종섭이 등장했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과학적인 훈련과 선수들의 동기를 이끌어낸다면 또 다른 마라톤 영웅을 배출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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