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15분간 멈춘 야구장 시계, “용병들 걱정하는 거 아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1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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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민방위훈련으로 15분간 중단된 시범경기, 다들 “처음 겪는 일”
SK 이만수 감독, ‘아담 논란’ 의식해 “용병들이 놀랄 듯” 농담
대전에선 오후 2시가 되는 순간 이닝 종료되는 우연 겹쳐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SK-넥센전 3회말. 1사 후 넥센 서동욱이 타석에 들어서고 SK 투수 윤희상이 막 초구를 던지기 직전, 심판이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오후 2시 정각이 눈앞이었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제393차 민방위훈련을 실시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도 15분간 경기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KBO는 이 사실을 경기 전 각 구단에 통보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넥센 염경엽 감독은 “15분이면 담배를 3대는 피울 시간”이라고 농담하면서 “오후 2시 정도면 딱 선발투수를 교체할 시기 아닌가. 상황을 보고 잘 선택해야겠다”고 말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우리야 괜찮은데 용병들이 위험한 상황인 줄 알고 놀랄지도 모르겠다”고 짐짓 걱정했다. 지난해 NC 용병이었던 아담이 최근 “한국에 있을 때 늘 전쟁이 날까봐 불안했다”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로 논란을 빚었던 상황을 빗댄 것이다. 이 감독은 “아담이 이상한 소리를 해서 더 그렇다. 사실 (총기 소지가 허용되는) 미국이 더 위험한데…”라며 껄껄 웃었다.

어쨌든 오랫동안 현장을 지킨 감독들에게도 민방위훈련으로 인한 경기 중단은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대구구장에선 4회말 1사 후 삼성 김상수 타석에 앞서 경기가 멈췄고, 대전구장에선 때마침 오후 2시가 되는 순간 4회말이 종료되는 기분 좋은 우연이 겹쳤다. 선수들은 민방위훈련임을 고려해 덕아웃에서 조용히 15분을 보냈다. 목동구장은 길어질 경기시간을 의식해 5회말 이후의 클리닝타임을 없애기도 했다. 뜻하지 않은 휴식시간은 그렇게 무사히 흘러갔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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