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신인왕 오재영의 귀환 “10년만에 선발 출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3일 07시 00분


넥센 오재영이 10년 만에 선발투수로 2014시즌을 시작한다. 오재영은 지난해 8월 합류해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메우고 팀의 4강행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선발투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스포츠동아DB
넥센 오재영이 10년 만에 선발투수로 2014시즌을 시작한다. 오재영은 지난해 8월 합류해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메우고 팀의 4강행에 혁혁한 공을 세우며 선발투수로서 입지를 다졌다. 스포츠동아DB
■ ‘제2의 출발’ 넥센 오재영

작년 8월 합류 팀에 4승 안기며 부활
올해 선발로 시즌 출발 ‘국내파 에이스’
“삼진 킬러 아니지만 컨트롤 피칭 자신”
염경엽감독 “선발중 페이스 가장 좋아”


10년 만이다. 넥센 오재영(29)이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다. 2004년 신인왕의 아름다운 귀환이다. 오재영은 2일 “지난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선발 준비를 해왔다. 겨울에 잘 쉬면서 몸을 만들고 각오를 다지다 보니 부상 없이 캠프를 잘 치른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부활의 조짐은 지난 시즌부터 뚜렷하게 보였다. 오재영은 지난해 8월 팀에 구원군으로 합류해 동아줄 같은 활약을 펼쳤다. 구멍 난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메우고 한창 순위 싸움 중이던 팀에 귀중한 4승을 안겼다. 첫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넥센에 현대 우승 멤버로서의 ‘경험’도 수혈했다. 그리고 올해는 마침내 선발진의 한 축으로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서는 사실상의 에이스.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넥센 코칭스태프는 모두 “올해 선발 가운데 오재영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 오재영에게는 풀타임 캠프조차 오랜만이다. 2012년에는 재계약이 늦어져 가고시마 2차 캠프부터 합류했고, 지난해에는 팔꿈치 수술의 여파로 대만의 2군 캠프에서 재활했다. 오재영은 “최근 3년간은 여러 가지로 내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솔직히 처음에는 전지훈련 자체가 낯설기도 했다”고 털어놓은 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신경을 써주셔서 금세 적응했다. 분위기나 환경도 워낙 좋다 보니 시즌을 준비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패기 넘치던 10년 전의 신인 투수는 어느덧 후배가 선배보다 훨씬 많은 베테랑이 됐다. 같은 선발투수라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다. 오재영은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내게 선발을 다시 맡기실 땐 분명히 바라시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위력적인 볼을 던지는 투수도 아니고, 삼진을 여러 개 잡는 투수도 아니지만, 볼을 남발하지 않고 컨트롤로 피칭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지루한 게임은 하지 않고 빨리 승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투수라면 누구나 실점을 하게 마련이지만, 점수를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확실히 지난해보다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내 역할이 커진 것 같아 그만큼 더 책임감도 든다”며 “오키나와에서는 정말로 연습을 한다는 마음이었지만, 한국에 돌아가 치르는 시범경기부터는 정말 시즌 때처럼 제대로 된 공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오재영은 제2의 출발선에 섰다. 지난해 경험한 포스트시즌 무대가 넥센과 오재영에게는 좋은 지렛대가 됐다. 그는 “우리 팀 선수 전원의 목표는 올해 우승이다. 나와 팀에게 모두 중요한 해인 것 같다”며 “다른 투수들과 다른 나만의 피칭으로 그 목표에 기여하고 싶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기에 섣불리 개인 목표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복 없이 안정감을 주는 투수로 자리 잡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키나와|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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