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란 “남친도 같은 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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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5일 07시 00분


이미란 씨. 스포츠동아DB
이미란 씨. 스포츠동아DB
■ 올스타전 MVP 이미란 씨

소프트볼 선수 출신…출중한 수비능력 자랑
사회인야구팀서 남자들 제치고 주전 유격수


12일 전북 익산 국가대표야구전용훈련장에서 열린 2013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올스타전 ‘최고의 별’은 이미란(29·서울 떳다볼·사진) 씨였다. 그녀는 LG 디오스팀의 유격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고비마다 호수비를 선보이며 팀의 8-7 승리에 기여했다.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그녀의 차지였다. LG G2팀 유순열(서울 아이리스) 씨는 우수선수상, LG 디오스팀 홍은정(구리 나인빅스) 씨는 수훈상을 받았다.

이미란 씨는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다. 김천상고에서 상지대로 진학하는 시점에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교 1학년 때 소프트볼을 접고, 이후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한창 프로골퍼의 꿈을 키울 즈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닥쳤다. 왼쪽 무릎 이상으로 수술을 받게 됐다. 설상가상 왼쪽 가슴에 통증 증후군까지 생겼다. 전문 선수를 하기에는 몸에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결국 골프와도 이별하고, 현재 캐디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운동에 대한 재능은 숨길 수가 없었다. 2년 전 우연한 기회에 강원도 원주의 한 사회인야구팀 창단 멤버가 됐다. 8년 만에 글러브를 잡았지만, 소프트볼선수 시절 닦아놓은 기본기가 워낙 탄탄했다. 출중한 수비능력 덕분에, 남자선수들 사이에서도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수비범위가 넓고,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깊숙한 땅볼 타구도 처리할 정도로 송구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역시 현재 같은 팀에서 뛰고 있다. 팀 동료들은 종종 부러운 눈빛으로 이미란 씨의 남자친구에게 이런 말을 던진다. “우린 주말에 여자친구 눈치 보며 그라운드에 나오는데…. 넌 여자친구랑 캐치볼도 함께 하고 좋겠다. 네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남자친구는 국가대표를 꿈꾸는 이미란 씨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때로는 따끔한 질책도 마다하지 않는다. MVP 부상으로 화장품세트를 받은 이미란 씨는 “마침 화장품이 떨어졌는데 잘 됐다”며 웃은 뒤 “첫 번째 목표는 태극마크”라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익산|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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