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류현진 빠지니 ‘춘추전국시대’ 방불케 한 2013시즌 마운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0월 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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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어 다시 최소 승수 공동 다승왕 탄생

특급투수 기준 15승 이상 투수는 실종, 10승투수만 무려 19명 배출
시즌 초반 한화 NC, 시즌 중반 이후 KIA의 부진이 10승투수 양산 원인
9개 구단 체제의 경기일정도 10승투수 대거 배출에 일조
삼성 4명, LG·두산 각 3명, 넥센 2명...4강팀 10승투수는 총 12명


올 시즌 프로야구에선 ‘특급투수’라는 수식어가 사라졌다. 국내 최고 투수로 군림했던 류현진(26)은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고, KIA 윤석민은 부상과 부진으로 예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외국인투수 가운데서도 특급은 나타나지 않았다. 2013년 프로야구 마운드는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 15승은 전멸, 10승은 늘었다!

올 시즌 다승왕은 삼성 배영수와 SK 세든으로 결정됐다. 배영수와 세든이 거둔 승수는 14승. 2009년 윤성환(삼성)-조정훈(롯데)-로페즈(KIA)가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이후 최소 승수의 공동 다승왕이 또 탄생했다. 특급투수의 상징이기도 한 15승 투수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10승투수는 늘었다. 올 시즌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4일 현재 무려 19명.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된 1998년 20명의 10승투수가 나온 이후 최다다. 10승투수의 증가는 시즌 초반 신생팀 NC와 한화가 상대팀들에게 많은 승수를 헌납한 데 이어 시즌 중반부터는 KIA가 급격히 몰락하면서 상위권 팀들의 승수증가현상이 두드러진 데 따른 반사작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올 시즌 4강팀들은 모두 70승을 넘겼으며, 6위 SK 또한 승률이 5할에 이를 정도다.

9개 팀 체제가 되면서 한 팀은 무조건 일정기간 쉴 수밖에 없었던 경기일정도 또 하나의 이유로 지목할 수 있다. 휴식기를 통해 특정팀에 맞춰 선발로테이션을 변경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전 구단 상대 승리투수는 1명(배영수)뿐이지만, 특정팀에 승수를 많이 쌓는 ‘킬러’들은 증가했다. SK 세든과 두산 니퍼트(12승)는 NC를 상대로만 무려 4승씩을 챙겼으며, 두산 노경은(10승)과 LG 류제국(11승)은 각각 한화와 SK에게 4승씩을 올렸다. 두산 유희관(10승)은 KIA와 LG에게만 자신의 승수의 절반 이상인 6승을 거뒀다. 이른바 ‘킬러들의 향연’이었다.

● 포스트시즌 넘버원 투수는 누구?

70승 이상을 거둔 상위 4개 팀은 그만큼 10승투수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1위 삼성은 무려 4명(배영수·윤성환·장원삼·차우찬), LG(류제국·리즈·우규민)와 두산(니퍼트·노경은·유희관)은 나란히 3명, 넥센은 2명(나이트·밴 헤켄)의 10승투수를 배출했다. 총 19명의 10승투수 중 4강팀에서 12명이 나왔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선 선발투수의 비중이 매우 크다. 선발의 호투가 길어질수록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 12명의 10승투수들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자신의 레벨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호기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포스트시즌에서 에이스의 위력을 뽐낼 ‘강심장’은 과연 누구일까. 새로운 ‘투수왕’의 탄생이 기다려지는 포스트시즌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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