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최대어’ 김종규 LG로… “KBL 뒤집어 놓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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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제2 허재’ 김민구는 2순위로 KCC 허재감독 품으로
두경민 동부行… 삼성은 고려대 박재현 잡는 행운

200개의 흰 공 가운데 한 개가 추첨기 밖으로 툭 떨어졌다. 안준호 한국농구연맹(KBL) 전무가 공에 적힌 번호를 읽었다. “114번.” 침묵이 흐르던 행사장에 갑자기 “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완태 LG 단장과 김진 감독은 벌떡 일어나 만세까지 불렀다. LG가 3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하는 순간이었다.

LG는 코트 판도를 뒤흔들 최대어로 꼽힌 경희대 센터 김종규(206cm) 선발에 성공했다. 97∼98시즌 프로에 뛰어든 LG는 아직 우승이 없다. 16회째를 맞은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적도 2001년 송영진이 유일하다. 12일 개막하는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문태종을 영입한 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오랜 시간 공을 들였던 데이본 제퍼슨을 뽑았다. 이번에 김종규까지 영입하면서 LG는 우승 반지라는 숙원을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경희대의 대학정규리그 3연패를 이끈 김종규는 “대학에서 그랬듯 KBL을 뒤집어 놓겠다. 신인 시절 인삼공사를 우승시킨 오세근 선배를 능가하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그동안 보여준 내 운동능력은 빙산의 일각이다. 프로에서 더 성장하겠다. 키워 달라”고 덧붙였다. 대학리그에서 평균 17.3득점, 11.2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종규는 프로에서 통하려면 파워가 떨어진다는 약점과 불안한 스텝을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 감독은 “대학 때 센터를 보던 김종규가 프로에서는 활동 반경이 넓은 파워포워드로 뛰게 된다. 중거리 슛의 장점이 있어 기대가 크다. 웨이트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1순위를 염원하며 행사 시작 8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박도경 스카우트를 보내 행사 테이블 설치를 맨 먼저 마치며 공을 들였다.

드래프트마다 상위 순번 지명으로 유명했던 KCC 허재 감독은 이번에도 2순위를 얻어 경희대 슈터 김민구를 지명했다. 김민구는 “제2의 허재가 아니라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동부는 3순위로 경희대 가드 두경민을 선발해 슈터 보강의 목표를 이뤘다. 이날 3개의 공을 부여받아 지명 확률이 1.5%에 불과했던 삼성은 기적처럼 4순위 지명권을 얻어 대학농구 최강 고려대의 주전 가드 박재현을 뽑는 행운을 누렸다.

지난 시즌 챔피언 모비스는 2라운드 1순위로 중앙대를 거쳐 미국 하와이 브리검영대에서 뛴 포워드 이대성을 비롯해 4명의 신인을 1군 선수로 받아들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22명의 신인이 프로 1군 유니폼을 입게 됐으며 2군으로 10명이 지명받아 82%의 취업률을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김민구#두경민#KCC#동부#박재현#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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