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제로 윤길현 비결은 몸쪽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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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8월 28일 07시 00분


SK 윤길현. 스포츠동아DB
SK 윤길현. 스포츠동아DB
SK는 27일까지 8월 승률 1위(0.667·12승1무6패)를 달리며 4강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불펜. 이 기간 5회까지 리드한 11경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불펜의 핵’ 윤길현(30·사진)은 27일 문학 한화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8월 10경기에서 8.1이닝 9탈삼진 무실점(4홀드)으로 완벽투구를 펼쳤다. ‘8월 미스터 제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윤길현은 지난 시즌까지 직구와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으로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했다. 그러나 한계를 느끼고, 스프링캠프부터 몸쪽 승부의 비중을 높였다. 성과가 나오는 시점은 다소 더뎠다. “처음엔 몸쪽 공만 던지면 안타를 맞았다”는 것이 본인의 설명.

반전의 계기는 11일 문학 롯데전이었다. 윤길현은 2-2로 맞선 6회초 1사 1·3루서 등판했다. 상대 타자 정훈은 1B-2S서 연속 3개의 파울로 윤길현을 압박했다. “던질 공이 없더라고요. 점수를 줘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서, ‘에라 모르겠다. 칠 테면 쳐라’라는 생각으로 몸쪽 공을 던졌어요.” 결과는 빗맞은 3루수 땅볼. 던지는 순간 느낌이 왔다. 몸쪽 공을 던질 때의 이상적 투구밸런스를 찾은 것이다. 그 이후부터 윤길현은 완벽한 몸쪽 직구를 구사하고 있다.

완벽투구의 또 다른 무기는 좌타자 정복에 유용한 백도어 슬라이더다. 윤길현은 2007∼2012시즌 좌타자 피안타율(0.268)이 우타자(0.217)보다 현격히 높았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구종이 없는 것이 이유였다.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체인지업 장착에 열을 올렸지만, 아직 실전에서 자신 있게 구사하는 정도는 아니다. 대신 좌타자의 바깥쪽으로 돌아들어가는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다. 이 구종을 무기로, 8월 상대한 7명의 좌타자를 퍼펙트로 막았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윤길현은 “야구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팀의 4강 진입 의지를 표현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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