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내 생존비결은 성실”… 진격의 거인 꿈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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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희號 공격수 중 유일하게 홍명보號 승선한 김신욱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파주=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는 ‘진격의 거인’이 될 수 있을까.

18일 경기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점심식사 시간 전 김신욱(울산)이 숙소 앞에 나와 몸을 풀고 있었다. 20일부터 열리는 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서동현(제주) 김동섭(성남)과 경쟁해야 하는 김신욱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김신욱도 “부담이 되긴 한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2010년부터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전 감독을 거쳐 홍명보 감독에게도 부름을 받았다. 최강희호의 주 공격수였던 이동국(전북) 이근호(상주)가 탈락한 가운데 그만이 살아남았다. 키 196cm의 장신 공격수로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는 큰 키를 이용한 헤딩뿐만 아니라 발로도 곧잘 슛을 터뜨리곤 했다. 활동량도 많아 수비 가담도 뛰어나다. 올 시즌 12골 3도움으로 K리그 클래식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신욱은 A매치 17경기를 뛰며 단 한 골만 기록하고 있다. 그도 홍명보호에서 더욱 발전하기를 원하고 있다. 김신욱은 “홍 감독님이 안정된 수비에 이은 빠른 역습 전술을 구사하는 것 같은데 나도 그런 축구를 많이 해왔다. 공격수로서 골을 못 넣으면 100점을 맞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신욱은 프로에 데뷔할 때는 공격수가 아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나 수비수로 뛰었다. 2009년 울산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할 때 주전 공격수들이 대거 부상을 당하자 김호곤 감독은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키 큰 김신욱의 장점을 눈여겨보고 그를 최전방 공격수로 돌린 것이다. 이때 그는 “나는 키는 크지만 헤딩을 못한다”고 스스로 말하며 공식 훈련이 끝난 뒤에도 공에 줄을 묶고 수십 번씩 피나는 헤딩 훈련을 했다고 울산 관계자는 밝혔다. 이후에는 킥 연습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성실성이 그의 생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4-2-3-1 전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 때도 이 전형을 사용했다. 키 큰 김신욱이 언제든 최전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강희 감독도 김신욱을 최전방에 세우고 그의 큰 키를 이용한 고공 플레이를 즐겨 했다. 이는 위기 때는 한 방을 노릴 수 있는 카드지만 자칫 단조로운 롱패스에 의존하는 ‘뻥축구’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그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김신욱은 이날 “내가 맡은 역할이 어떤 것이 되더라도 상관없다. 공격이든 수비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한 선수는 NFC 내 숙소 앞까지 차량을 타고 왔다. 홍 감독이 주문한 ‘정문부터 걸어오기’를 어긴 셈이 됐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훈련에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특강을 받았다. 김신욱은 “개인적으로는 선수들이 모두 SNS를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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