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가 돌아왔다, 다시 힘내라 ‘우생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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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온아, 부상 딛고 1년 만에 복귀… “작년 올림픽 첫판서 다쳐 큰 아쉬움
수술 뒤 너무 아파 운동 포기 생각도… 인천아시아경기선 꼭 金 되찾을 것”

김온아는 18일 인천시체육회 선수단 숙소 근처에 있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인터뷰 사진을 찍었다. 축구와 농구 골대는 있는데 핸드볼 골대를 찾지 못한 김온아는 철봉 앞으로 가서 섰다. 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온아는 18일 인천시체육회 선수단 숙소 근처에 있는 인천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인터뷰 사진을 찍었다. 축구와 농구 골대는 있는데 핸드볼 골대를 찾지 못한 김온아는 철봉 앞으로 가서 섰다. 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나 어땠어? 긴장한 것 같았냐?”

한국 여자 핸드볼의 간판 김온아(25·인천시체육회)가 7일 코리아리그 부산시설공단과의 경기를 마친 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친동생 김선화(22)에게 물었다. “긴장한 티 많이 나더라.” 동생의 대답이었다. 담력이 좋아 웬만해선 긴장하지 않는 김온아도 1년 만의 복귀전이라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김온아는 “제가 생각해도 긴장한 것 같았어요. 코트에 딱 들어서는데 약간 낯선 느낌이랄까….” 긴장한 중에도 김온아는 15분가량을 뛰는 동안 3골을 넣으면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중학교 3학년 때 팔이 부러져 세 달간 쉰 적이 있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한 뒤로 이렇게 오래 코트를 떠나 있은 적은 없었다. 김온아는 지난해 7월 런던 올림픽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무릎을 다쳤다. 그 뒤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그는 벤치를 지키면서도 후배들을 격려하는 쪽지 글로 한국의 4강 진출에 심력(心力)을 보탰다. 마음 따뜻한 선배다. ‘따뜻한(溫·온) 아이(兒·아)’로 크라고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올림픽 끝나고 귀국해 병원에 갔죠. ‘왜 이제 왔냐’는 의사의 말에 ‘올림픽 갔다 왔다’고 했더니 ‘대회 도중이라도 들어와야 했다’며 혀를 차시더라고요.” 그만큼 부상이 심했다. 근육이 찢어진 정도일 거라 여겼던 무릎이 인대가 끊어지고 뼈까지 어긋나 있었다. 4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다. “너무 아파서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어요. ‘다시 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했고요.” 서너 달 동안 독한 진통제를 달고 살았더니 구토가 잦았다. 입맛이 떨어지면서 몸무게가 한때 8kg이나 빠졌다.

인천시체육회를 이끌다 여자 대표팀 전임 사령탑이 된 임영철 감독은 3월 코리아리그 개막을 앞두고 “온아는 올해 안에 복귀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들 1년은 더 걸릴 줄 알았어요. 저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재활 훈련을 시작한 그는 생각보다 빨리 코트로 돌아왔다. “통증이 약간 남아 있긴 하지만 부상 부위는 80∼90% 회복된 것 같아요. 체력과 경기 감각은 아직 더 끌어올려야 하고요.”

그는 대표팀에도 곧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에서는 10월 전국체육대회가 끝난 뒤 김온아의 합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12월 세르비아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내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아시아 정상에도 복귀해야 한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동메달에 그치며 대회 6연패에 실패했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대표팀에 힘을 보탠 뒤 기회가 되면 유럽 리그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몇몇 해외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긴 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런던 올림픽 때 다치지 않고 계속 뛰었더라면 한국이 메달을 땄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런던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이던 강재원 감독은 3위 결정전에서 스페인에 패한 뒤 “온아가 한 경기밖에 뛰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고 했었다.

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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