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황당 골’에 흥분한 김태환, 억울한 퇴장

이동국 김태환 해프닝 최은성 고의 자책골 사진제공=전북 현대

이동국 김태환 해프닝 최은성 고의 자책골

이동국(전북)의 실수가 엉뚱하게 김태환(성남)의 퇴장으로 이어졌다.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경기에서 보기드문 장면이 나왔다. 공격권을 넘겨주기 위해 상대 골키퍼에게 패스한 공이 골문을 통과한 것. 실수가 아닌 고의라고 판단한 상대팀 선수들이 흥분해 양팀 선수들은 몸싸움을 벌였고, 결국 거저 얻은 골을 돌려주기 위해 '매너 고의 자책골'까지 나왔다.

후반 32분, 성남 선수가 넘어져 부상이 우려되자 성남 골키퍼 전상욱은 공을 밖으로 걷어냈다. 축구에서 종종 발생하는 상황으로, 상대팀은 도로 공을 돌려주는 게 관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전북의 이동국은 상대 골키퍼 전상욱을 가리킨 뒤 공을 길게 찼다.

문제는 이동국이 찬 공이 골문 앞으로 나와 있던 전상욱의 키를 넘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 이동국으로선 의도치 않게 시즌 10호골을 넣게 된 셈이다. 이동국은 두 손을 들어올리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표시했지만, 성남 선수들은 이동국에게 몰려들어 강하게 항의했다. 특히 김태환은 전북의 박희도를 밀쳐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성남의 안익수 감독은 재빨리 뛰쳐나와 김태환을 질책하고 선수단을 진정시켰다. 몸싸움은 그렇게 금방 끝났지만, 김태환은 퇴장당하고 말았다. 순간적인 화를 참지못한 데 따른 해프닝이었다.

이에 전북 최강희 감독은 한 골을 줄 것을 지시했고, 전북 골키퍼 최은성은 공을 넘겨받은 뒤 자신의 골대에 공을 차넣었다. 성남의 1점차 리드가 유지된 것.

하지만 성남은 예기치 못한 숫적 열세 속에 남은 10여분을 버텨야했다. 성남은 어렵게 3-2의 우위를 지켜내 승리를 차지했다. 비록 패했지만 홈팀의 매너 플레이에 전북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김태환으로선 자칫 팀이 패했을 경우 패배의 장본인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팀이 승리해 김태환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김영록 동아닷컴 기자 bread425@donga.com
이동국 김태환 해프닝 최은성 고의 자책골 사진제공=전북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