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유소년리그 출전금지 당한 이승우 “바르사 배려로 국제대회 나가 골사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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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1, 2차례 출전해 감각유지… 4월 마요르카 대회 12골 득점왕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어요. 잘 적응하고 있는데 갑자기 출전금지라니…. 현실로 느껴지니 참 황당했어요. 하지만 바르셀로나가 명문팀답게 잘 도와주고 있어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바르사)의 유소년팀 카데테B(14∼15세)에서 잘나가는 이승우(15·사진)는 2월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수 이적에 관한 조항 19조에 걸려 리그를 뛸 수 없게 됐다. FIFA는 18세 미만 어린 선수의 경우 부모가 축구 이외의 직업으로 그 나라에 이민을 가거나 국경 인근에 거주하지 않으면 국제 이적을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 혼자 축구 유학을 하고 있는 이승우의 상황이 FIFA에 알려지지 않아 제재를 받지 않았지만 유소년 시스템이 잘 짜인 바르사를 시기하는 다른 구단들이 줄기차게 제보해 FIFA가 반응한 결과였다.

2011년 바르사로 이적해 2011∼2012시즌 38골, 18도움을 했고 2월까지 12경기에서 21골을 잡아내고 있던 이승우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시즌을 마치고 지난달 26일 귀국한 이승우는 “이제야 말도 통해 친구들하고 친해져 축구할 맛이 났는데 참 아쉽다. 팀에서 동요하지 말고 훈련에 집중하라고 하는데 사실 마음은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허를 찌르는 돌파와 짧게 주고받는 2 대 1 패스에 이은 감각적 슈팅으로 골을 잡아내 ‘제2의 리오넬 메시’란 평가를 받고 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바르사가 유소년 때부터 키운 월드 스타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바르사는 리그 출전을 못하는 이승우를 위해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시키고 있다. 유럽은 각국이 모여 치르는 유소년 국제대회가 많은데 FIFA가 엄격하게 룰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이승우는 4월 마요르카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12골, 5월 이탈리아 산 보니파치오 국제대회에서 4골로 득점왕에 오르는 등 여전히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승우의 아버지 이영재 씨는 “바르사가 잘 도와주고 있지만 솔직히 매주 경기를 뛰는 것과 한 달에 1, 2차례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경기력에 큰 차이를 준다. 그래서 고민”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승우는 친형 승준 씨(18)가 선수로 있는 명지대에서 함께 훈련할 예정이며 8월 강진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바르사 유니폼을 입고 참가한 뒤 스페인으로 돌아간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이승우#바르사#스페인 유소년리그#출전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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