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에게도 햇병아리 시절은 있었다.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352개)을 세운 이승엽(37·삼성) 역시 1995년에는 파릇파릇한 신인이었다. 20일 문학 삼성-SK전을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은 약관의 이승엽에 대해 회상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1995~1997년, 삼성 류중일 감독은 1995~1999년 삼성에서 이승엽과 함께 현역으로 뛰었다.
이 감독은 이승엽을 ‘될 성부른 떡잎’으로 기억했다. “덩치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지만 타구가 멀리 나갔다. 공을 끊어서 치는 것이 아니라, 배트가 어깨 위로 올라갈 정도로 폴로 스윙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통산 252개)였지만, “나는 승엽이의 스윙을 흉내 내도 잘 안됐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류 감독은 이승엽의 성실성에 주목했다. 입단 당시 이승엽은 입단동기 A선수(은퇴)와 함께 유망주로 꼽혔다. 류 감독과 이종두 삼성 코치는 둘 중 누가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지 내기를 했다. 류 감독은 A선수를 지목한 반면, 이 코치는 이승엽을 점찍었다. 결과는 이 코치의 예상이 맞았다. 류 감독은 “승엽이는 과정이 좋은 선수였다. ‘야구가 잘 될 때까지는 술과 담배, 이성관계를 모두 컨트롤하겠다’고 했다”며 땀의 결실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이승엽은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대기록을 작성했다. 이승엽이 4번타자로 나온 것은 지난해 7월 1일 대구 넥센전 이후 처음이었다. 류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3번 이승엽과 4번 최형우의 타순을 맞바꿨다”고 밝혔는데, 이 카드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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