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프리즘] ‘응답하라 1994’ 팬들의 염원 LG, 너의 목소리가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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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8일 07시 00분


LG 봉중근(왼쪽 3번째)이 16일 잠실 넥센전에서 극적인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켜낸 뒤 팬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높이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LG 봉중근(왼쪽 3번째)이 16일 잠실 넥센전에서 극적인 세이브로 팀 승리를 지켜낸 뒤 팬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LG는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높이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지금으로부터 딱 한 달 전의 일이다. LG 트윈스의 원정경기 취재차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이, LG 구단 관계자를 만났다. 당시 LG는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다 하락세에 접어들어 순위가 하위권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몇몇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성적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 관계자에게 “반등의 기회가 있겠죠”라고 물었다. 그는 “그러길 저도 바라고 있어요.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6월초쯤 기회가 있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소속팀의 부진 때문에 그 관계자도 속이 타는 듯했다.

그 이야기를 주고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LG는 전혀 다른 팀이 됐다. 5월 말부터 LG는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을 모두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는 힘을 과시하며 3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어떤 팀을 만나도 쉽게 지지 않을 듯 무서운 기세를 떨치고 있다. 용병 주키치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지만, 지난 주중 한 경기가 비로 취소된 덕분에 LG는 선발로테이션에 변화를 주지 않고 연승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운까지 따라주고 있다.

LG가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자 인터넷에선 ‘응답하라 1994’ 영상이 화제가 됐다. 1994년은 LG가 통산 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해다. LG는 그 이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2002년 이후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LG가 5월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뿐 아니라 우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좋은 징조가 보이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LG의 숙원처럼 여겨졌던 토종선발투수의 시즌 10승 달성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주키치가 부진하지만 선발로테이션도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 정의윤이 제몫을 하면서 괜찮은 오른손타자의 발견이라는 숙제도 해결했다. 여기에 김용의, 문선재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LG는 탄탄한 전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런 LG의 모습을 보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우리네 인생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에도 굴곡이 있는 것처럼 팀도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여러 차례 위기를 맞는다. 예외도 있지만 위기를 얼마나 빨리 잘 극복하느냐가 그 팀의 한 시즌 성적을 좌우한다. LG 선수단, 프런트, 팬들이 바라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이뤄지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들이 남은 기간 어떤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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