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KIA, 엘롯기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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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7일 07시 00분


‘엘롯기’ LG, 롯데, KIA는 한국프로야구 최고 인기 팀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함께 오른 적이 없다. 그러나 2013년 6월 동시에 상승세를 타며 사상 처음 동반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LG 봉중근이 16일 잠실 넥센전에서 9회초 1사 만루 위기를 병살로 막고 승리를 확정하자 포수 현재윤에게 뛰어가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엘롯기’ LG, 롯데, KIA는 한국프로야구 최고 인기 팀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함께 오른 적이 없다. 그러나 2013년 6월 동시에 상승세를 타며 사상 처음 동반 가을야구를 꿈꾸고 있다. LG 봉중근이 16일 잠실 넥센전에서 9회초 1사 만루 위기를 병살로 막고 승리를 확정하자 포수 현재윤에게 뛰어가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사상 첫 가을잔치 ‘동행’ 가능성

바야흐로 ‘엘롯기’ 전성시대다. 한때 ‘동맹’으로 통하던 LG와 KIA, 롯데 얘기다. 세 팀의 최근 10경기 성적만 봐도 놀랍다. LG는 9승 1패, 롯데와 KIA는 각각 7승 3패다. 6월 성적도 마찬가지다. LG(11승2패)가 1위, 롯데와 KIA(이상 8승5패)가 공동 2위다.

‘엘롯기’라는 인터넷 신조어는 2000년대 초반에 탄생했다. 유난히 열성팬이 많기로 소문난 세 명문 구단이 나란히 암흑기를 겪었고, 팬들끼리 서로 위로하다 암묵적으로 ‘동맹’을 맺었다. 올해 역시 세 팀의 처지가 비슷하다. 그러나 팀 이름 앞에 붙은 숫자는 이전과 다르다. 선두를 다투던 삼성과 넥센이 나란히 주춤하는 동안, 세 팀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 3∼5위를 형성했다. 16일 경기에서도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이겼다. LG와 KIA, 롯데가 동시에 가을잔치에 진출한다면 프로야구 새역사가 된다. 지금까지 전신팀을 포함해 이 3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특히 그 가운데 선봉장인 LG의 약진이 무섭다. LG는 그동안 홀로 씁쓸함을 맛봤다. 롯데가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KIA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까지 누리는 동안, LG는 2003년부터 10년간 가을잔치 무대를 밟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 16일 잠실 넥센전의 5-4 승리로 3연전 스윕과 함께 5연승을 달렸고, 8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타선에서는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등의 베테랑과 문선재를 비롯한 젊은 피들이 번갈아가며 위력을 발휘했고, 마운드에서는 안정된 선발진과 믿음직한 불펜, 강력한 소방수 봉중근이 든든하게 승리의 밑바탕을 깔았다.

KIA와 롯데도 뒤지지 않는다. KIA는 광주 SK전에서 9-7로 이겨 파죽의 7연승을 달렸다. 시즌 초반 고공비행을 하다 지난달 갑작스런 침체에 빠졌던 KIA는 타선이 다시 화끈하게 살아나면서 분위기를 타고 있다. 롯데 역시 사직구장에서 한화를 4-3으로 꺾고 LG, KIA와 보폭을 맞췄다. 3위 LG는 2위 넥센과 0.5경기 차, 4위 KIA는 LG와 1경기 차, 5위 롯데는 KIA와 0.5경기 차. 그야말로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이 화끈한 경쟁의 도화선에 6월의 ‘엘롯기’가 불을 붙였다. 과연 ‘엘롯기’가 사상 최초로 가을잔치 동반석 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까.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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