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승엽, 만루포로 통산 350홈런 쏘다! 은퇴한 양준혁 이어 역대 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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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5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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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스포츠동아DB
이승엽. 스포츠동아DB
누군가는 이승엽(37·삼성)을 두고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화려했지만 고됐던 일본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지난 시즌, 이승엽은 정규시즌 3할 타율과 150안타, 21홈런에 이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스타성을 입증했다. 그러나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3년까지 보여줬던, 그런 강렬한 임팩트는 아니었다.

그리고 2013시즌 이승엽은 9일까지 50경기를 치러 타율 0.230, 4홈런에 그쳤다. 삼성 구단 밖에선 “이승엽의 스윙이 무너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이승엽에 대해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분명히 어느 구석인가 문제가 있었지만 워낙 대타자이기에 스스로 해법을 찾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구단 수뇌부의 생각이었다.

이런 기나긴 믿음을 향해 이승엽은 13일 마산 NC전에서 ‘이승엽은 이승엽이다’로 보여줬다. 4일 휴식 후 다시 3연전에 돌입한 삼성 류중일 감독은 이날 이승엽을 3번 지명타자, 채태인을 5번 1루수로 기용했다. 4번 최형우에, 2번 박한이까지 좌타자 4명을 전진배치해 NC 선발 찰리를 압박했다.

그리고 앞선 두 타석에서 좌익수 플라이(1회)와 중견수 플라이(3회)로 물러난 이승엽은 5회초 1사 만루 볼카운트 1B-2S서 찰리의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우월만루홈런(비거리 110m)을 만들어냈다. 4회말 NC 김태군에게 2점홈런을 맞고 2-4로 밀리던 흐름을 순식간에 뒤바꿔놓은 한방이었다.

NC는 원정팀 선수에게 뼈아픈 일격을 맞았음에도 ‘이승엽 선수 프로야구 역대 2번째 350홈런’이라고 마산구장 전광판에 알렸다. 마산 팬들도 이 순간만큼은 상대팀 선수 이승엽을 향해 환호를 보내줬다.

이 홈런으로 이승엽은 양준혁(은퇴)이 보유한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최다홈런 기록(351개)에 1개차로 접근했다. 아울러 이승엽 개인적으로도 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 이후 3645일 만에 맛보는 그랜드슬램이었다. 개인통산 9호 만루홈런이기도 했다. 심정수(은퇴·12개), 박재홍(은퇴·11개)에 이어 김기태(은퇴·9개)와 만루홈런 역대 공동 3위로 올라섰다. 현역선수로는 물론 1위다. 이승엽은 6-6으로 맞선 8회초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올 시즌 개인 최다 5타점도 작성했다.
이승엽을 앞세워 16안타를 몰아친 삼성은 14-6의 대승을 거두고 2위 넥센에 2경기차로 앞서며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선발전원안타를 치고도 대패한 NC는 4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유독 만루에서 약했던 이승엽은 경기 후 “연습 때의 좋은 스윙이 실전에서 안 나왔는데, 오늘 나와서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10년 전 만루홈런에 대해선 “끝내기 만루홈런이었고 투수는 조웅천, 볼카운트는 2B-2S, 구종은 체인지업”이라고 정확히 기억한 뒤 역대 최다홈런 기록 경신에 대해선 “지금은 신경 쓸 때가 아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창원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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