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인사이드] 게릿 콜, ML 데뷔전 첫 타자 3구 삼진…새로운 괴물의 탄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6월 14일 07시 00분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슈퍼 루키’ 게릿 콜

최고 구속 160km 넘나드는 ‘파이어볼러’
샌프란시스코전 6.1이닝 2실점 첫 승 신고
13타자 연속 범타 처리에 2타점 적시타도
2011년 ML 1순위…팀 에이스 성장 기대

1992년 이후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신시내티 레즈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파이어리츠는 13일(한국시간) 현재 팀 방어율 3.29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3위를 달리고 있다. 팀 득점(249개)은 22위에 불과하지만, 막강 투수력을 앞세워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말처럼 파이어리츠는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슈퍼 루키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주인공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됐던 게릿 콜(22)이다. UCLA 출신으로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1km) 안팎의 강속구가 주무기인 콜은 이날 자이언츠 타선을 6.1이닝 동안 7안타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타석에서도 2회말 1사 만루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콜은 자이언츠의 첫 타자 그레고리 블랑코를 상대로 시속 99마일(159km)의 강속구를 던져 3구 삼진을 잡아내며 새로운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1회초 2사 1·2루와 2회초 2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뒤로는 6회초까지 13타자를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비록 5-0으로 앞선 7회초 집중 3안타를 맞고 2실점했지만, 파이어리츠가 8-2로 완승을 거둬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을 맞아 승리를 거두는 짜릿함을 맛봤다. 삼진은 2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무4사구 경기를 펼쳤다.

그렇다면 전체 1순위으로 지명된 투수들의 첫 선발등판 성적은 어땠을까. 현재 메이저리그 로스터 중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의 영예를 안은 투수는 콜까지 모두 4명이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우완투수 루크 호체바는 2006년 전체 1순위로 지명됐지만, 프로에 와선 그다지 인상적인 성적(38승60패·방어율 5.31)을 내지 못해 불펜으로 밀려났다. 호체바의 빅리그 첫 선발등판은 2008년 4월 20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경기였는데, 5회까지 홈런 2방을 포함해 7안타 4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함께 현역 최고의 좌완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는 2007년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2009년 9월 14일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를 통해 빅리그 마운드를 처음 밟은 프라이스는 5.1이닝 3안타 1홈런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실력을 뽐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2009년 전체 1번으로 뽑힌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콜과 마찬가지로 100마일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데뷔전에서 승리투수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0년 6월 9일 파이어리츠와의 홈경기에 등판한 스트라스버그는 7이닝 4안타 1홈런 2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펼쳤지만, 타석에선 콜과 달리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사실 콜은 UCLA 재학 시절 동갑내기인 트레버 바우어(인디언스)의 뒤를 잇는 2선발이었다. 그러나 키 193cm, 몸무게 113kg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내는 불같은 강속구의 위력을 인정받아 전체 1순위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팀 린스컴(자이언츠)을 롤 모델로 삼은 바우어는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대학 3학년 때 13승2패, 방어율 1.25를 기록하며 전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지만, 신인드래프트에서 콜과 대니 헐트즌(시애틀 매리너스)에 밀려 3번째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뽑혔다.

전체 1순위 지명자의 자존심을 곧추 세우며 그 어느 누구보다도 첫 단추를 잘 꿴 콜. 그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에이스로 성장해주길 바라는 파이어리츠 팬들의 염원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