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기자의 그린다이어리] 자연의 멋 풍기는 군산골프장 백로와 숭어도 매년 단골손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6월 14일 07시 00분


페어웨이 총 길이 31km, 골프장 내 담수량 400만 톤, 130만 평 총 둘레 9km 그리고 코스 내 물길 45km. 이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곳은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골프장이다.

이 골프장은 총 81홀로 국내 최다 홀을 보유하고 있다. 골프장이 들어선 자리는 원래 폐염전이었다. 못쓰는 땅으로 여겨졌던 곳이 골프장으로 바뀌어 이제는 연간 30만명 이상이 찾는 골퍼들의 명소가 됐다.

군산골프장은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았다. 클럽하우스가 웅장하지도 않고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것도 많지 않다. 그러나 자연의 멋이 어우러지면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멋을 풍긴다. 사시사철 다른 모습이 인상적이다.

봄이면 푸르른 페어웨이 위로 철새들이 몰려온다. 수백, 수천마리가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여름이면 새만금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백로가 찾아온다. 코스 위를 나는 백로 떼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여기에 서해의 낙조까지 더해지면 한 폭의 그림 같다. 코스를 따라 길게 조성된 수로에는 숭어 떼가 가득하다. 이 골프장에서는 2∼3년에 한번씩 숭어잡이를 실시한다. 그 수는 어마어마하다.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데 며칠동안 잡고도 남을 정도로 엄청나다. 가을엔 바람을 따라 춤을 추는 갈대숲이 운치를 더한다. 운이 좋으면 꿩과 너구리의 모습을 덤으로 볼 수 있다.

군산골프장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지구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친환경 관리시스템이 한몫하고 있다. 이 골프장에선 농약의 사용량을 줄이고 잔디를 깎은 부산물을 재활용해 생초액비(물비료)로 만들어 코스 관리에 사용한다. 골프장 관계자에 따르면 비용도 줄이고 토질을 향상시키는 비결이다. 연간 약 3억원의 코스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농약이나 비료 사용이 줄면서 토지의 영양상태가 좋아졌다. 이로 인해 숭어, 백로, 너구리 등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는 친환경 골프장이 됐다.

이 골프장에는 한 가지 자랑거리가 더 있다. 바로 저렴한 그린피다. 5만원부터 시작하는 이용료는 전국 최저 수준이다.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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