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기자의 여기는 베어루트] 손흥민 ‘어게인 버저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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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4일 07시 00분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손흥민. 스포츠동아DB
“레바논 원정 아픈 기억 씻겠다” 의욕 충만
지난 3월 카타르전 극적 결승골 재현 나서


손흥민(21·함부르크)이 또 한번의 감동을 전해줄 수 있을까.

한국은 5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베이루트 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6차전 레바논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긴다면 본선행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막내 손흥민은 후반 조커로 투입된다. 최강희 감독은 “손흥민, 지동원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3월 카타르전(5차전)에서 종료 직전 터트린 극적인 결승골을 이번에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첫 선발 출전했던 ‘베이루트 참사’ 이번엔 설욕

손흥민은 어느 때보다 출전을 강하게 벼르고 있다. 2011년 11월 레바논과의 3차 예선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2011카타르아시안컵을 앞두고 19세에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밀려 벤치에 머물렀다. 후반 교체 멤버로 짧은 출전 시간만이 허락됐다. 드디어 첫 선발 기회가 왔다. 레바논 원정이었다. A매치 8경기 만에 진가를 발휘할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힘도 써보지 못했다. 고작 몇 차례 볼터치한 게 전부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답답한 경기였다. 공격도 수비도 엇박자를 냈다. 한국은 1-2로 졌다. 베이루트 참사였다. 손흥민도 자신의 기량을 의심했다. 1년7개월 만에 다시 레바논을 찾았다. 설욕을 다짐하며 이번 원정을 기다렸던 이유다.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다. 3일간의 두바이 전훈 동안 편도선염으로 고생한 그는 2일 베이루트 첫 훈련에서는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일정을 마치고 열흘간 휴식을 보냈다. 긴장이 풀렸다. 시차와 기후 문제가 겹쳐 몸이 더욱 처졌다. 그러나 약을 챙겨먹고 철저한 관리 덕분에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흥민이 훈련 내내 활기차 보였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레바논전에서는 반드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드러내야 한다. 최 감독은 “상대에 따라 원포인트 릴리프가 돼선 안 된다. 다양한 기술로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동료와 연계 플레이, 그리고 밀집 수비를 이겨내라는 주문이다. 독일 무대에서 보인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이용한 적극적인 돌파와 슈팅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손흥민은 “레바논 원정 당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의지가 불타오른다. 장점을 활용하도록 열심히 하겠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베이루트(레바논)|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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