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의 프랑스 통신] 압박축구=‘바르셀로나 축구’ 그라운드 11명은 밀당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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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5일 07시 00분


박건하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바르셀로나-AC밀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직접 관전한 뒤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박 코치 뒤로 누 캄프를 가득 메운 관중들이 보인다. 사진제공|박건하
박건하 전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바르셀로나-AC밀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직접 관전한 뒤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박 코치 뒤로 누 캄프를 가득 메운 관중들이 보인다. 사진제공|박건하
스카치테이프는 원래 미국 3M사의 상표명이지만 이제는 셀로판 점착테이프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이고 있다. 버버리, 포클레인, 나일론도 고유명사(상품 이름)에서 보통명사화 된 단어들이다.

3월13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FC바르셀로나(스페인)가 AC밀란(이탈리아)을 4-0으로 격파하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이루는 장면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이다. ‘바르셀로나 축구’가 언젠가 보통명사화 되지 않을까. 물론 바르셀로나만큼 강한 클럽은 이탈리아, 잉글랜드에도 많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축구를 하나의 브랜드로 승화시켰다.

이 경기 후 프랑스로 이동해 이틀 뒤인 15일 보르도(프랑스)-벤피카(포르투갈)의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도 현장에서 봤다(벤피카가 8강에 진출). 두 팀에는 조금 미안하지만 바르셀로나 축구의 인상이 강렬해 쉽게 집중하기 힘들었다.

바르셀로나 축구가 왜 강하다고 생각하는가? 패스? 드리블? 11명 전원의 고른 능력?

다 맞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축구가 왜 강한지를 한 마디로 설명하라고 한다면 나는 ‘압박’을 들고 싶다. 무조건 많이 뛰는 게 능사가 아니다. 바르셀로나 압박은 효율적이다. 상대가 공을 잡으면 바르셀로나 문전 앞으로 오기도 전에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순식간에 둘러싸 빼앗아 버린다. 수비수들은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적다. 이는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수비수는 한 번 방심하면 끝이다.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진다. 바르셀로나 수비수들은 불필요하게 체력을 낭비하지 않기에 90분 내내 강한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 수비가 강한 원동력 중 하나다.

또 하나, 압박은 의지의 영역이다. 기술이나 체력은 한 번에 향상시킬 수 없다. 오랜 기간 갈고 다듬어야 한다. 타고나는 부분도 많다. 이와 달리 압박은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압박을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수들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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