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더이상 마오와 비교 마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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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당사자도 짜증날 것”, 마오는 “제대로 붙어보고파”

17일 끝난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는 단연 김연아(23)와 아사다 마오(23)였다. 한국과 일본 여자 피겨를 대표하는 둘은 1990년생 동갑내기로 주니어 시절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다. 더구나 김연아가 현역에 복귀해 2년 만에 둘의 맞대결이 성사됐으니 당연히 관심이 집중됐다.

이런 관심이 당사자들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실제로 둘은 훈련 시간 등에 같이 빙판에 섰을 때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외면했다. 17일 경기가 끝난 뒤 시상대에 섰을 때에야 겨우 눈빛을 교환했을 뿐이다. 그런데 두 선수는 경기 후 서로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18.31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다와의 비교를 자제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연아는 “아사다와 주니어 때부터 지금까지도 비교되고 있다. 저뿐만 아니라 아사다 선수도 짜증이 날 것 같다. 주변에서 계속 얘기를 하면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사다는 총점 196.47점으로 동메달을 땄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역대 개인 최고인 134.37점을 받으며 선전했지만 총점에서 김연아와의 점수 차가 무려 21.84점이나 났다.

아사다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에 대한 심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아사다는 “강한 라이벌과 함께 경기를 했다. 오늘 져서 분한 마음이 있긴 하지만 나는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연기를 펼치지 못했지만 과정만은 최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연아가 본격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아사다는 한동안 자신의 장기였지만 불안정했던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하지 않았다. 김연아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없으니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아사다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한동안 쓰지 않았던 트리플 악셀을 다시 시도했지만 완벽하게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아사다는 “실수가 많았다. 내가 실수 없는 연기를 할 수 있을 때 김연아와 어느 정도 경쟁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과 비교하지 말아 달라는 김연아와 달리 아사다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김연아와 자신을 계속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김연아는 18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갈라쇼에서 남장을 하고 출연해 캐나다 가수 마이클 부블레의 ‘올 오브 미(All of Me)’에 맞춰 멋진 연기를 펼쳤다. 갈라쇼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김연아는 19일 오전 귀국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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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아사다 마오#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 여자 싱글#갈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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