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전념하셨던 감독님…” 삼성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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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9일 07시 00분


WBC 사령탑을 맡았던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에서 잃어버린 명예를 삼성에서 되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스포츠동아DB
WBC 사령탑을 맡았던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에서 잃어버린 명예를 삼성에서 되찾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스포츠동아DB
팀분위기 침울…코치진 등은 큰 걱정
류중일 감독 몸살감기에 목소리 잠겨
“시범경기 야구장 가도 되나?” 농담도


“감독님부터 충격을 딛고 빨리 심신을 추슬러야할 텐데….”

삼성 구단의 한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에 따른 충격의 여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류중일 감독의 소속팀 삼성의 분위기는 더욱 침울할 수밖에 없다. 2년 연속 우승팀답지 않게 초상집이 돼버렸다.

삼성은 오프시즌 동안 전력의 플러스 요인 없이 마이너스 요인만 눈에 띄었다. 삼성 투수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정현욱이 LG로 떠났고, 불펜 필승카드인 권오준과 안지만은 수술을 받았다. 무엇보다 감독이 스프링캠프를 지휘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전력 손실이다. 게다가 WBC 쇼크까지 받았다. 9개 구단 중 삼성에서 가장 많은 6명의 선수가 WBC에 참가했다. WBC 후유증을 극복하고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류 감독은 8일 전화통화에서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힘없이 말했다. 대만에서 걸렸던 감기에다 몸살 기운까지 한꺼번에 몰려온 탓에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당장 9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된다’고 하자 그는 농담으로 “야구장 나가지 말까요? 나가도 되나?”라며 웃었다.

그러나 삼성 수장으로서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류 감독은 WBC 대표팀 캠프 훈련 중 김성래 수석코치가 초반에 매일 전화로 보고를 하자 “안부전화면 모르지만, 삼성 캠프 소식은 전화도 하지 말고 알아서 해달라”고 부탁했다. WBC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얘기였다. 그런 만큼 팀과 선수들의 컨디션 파악이 급선무다. 그는 “시범경기를 해가면서 점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력은 약해지고,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다른 팀들의 전력보강과 도전은 만만찮다. 삼성은 올해 사상 최초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를 노리지만 주변 상황과 여건은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악재가 겹친 삼성이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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