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크] 김형일·백지훈 “부상없이 전경기 출장” “선발복귀 명예회복” 나란히 부활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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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8일 07시 00분


상주상무 입대동기 김형일(왼쪽)과 백지훈은 서귀포에서 진행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부활을 다짐했다. 서귀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상주상무 입대동기 김형일(왼쪽)과 백지훈은 서귀포에서 진행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올 시즌 부활을 다짐했다. 서귀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 재기의 칼 가는 상무맨 김형일·백지훈

캡틴 김형일

잔부상 많았는데 올핸 예감 좋아
돌 지난 아들·가족 생각하면 미안
내가 가장 잘하는 것? 희생이죠

MF 백지훈

무릎연골 부상에 아쉬운 공백기
중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 자신
교체 대신 선발, 전반전 뛰고싶다


어느 순간 잊혀졌다.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늘 매스컴의 조명을 받던 최고 선수가 군 입대를 기점으로 팬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K리그(2부 리그) 상주상무 주장 김형일(29)과 핵심 미드필더 백지훈(28) 얘기다. 김형일은 포항스틸러스에서, 백지훈은 수원삼성에서 입대했다. 상무의 전지훈련이 한창인 서귀포의 한 호텔에서 이들과 진솔한 얘기를 나눴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

-작년 정말 힘들었는데.

백지훈(이하 백) : 솔직히 지난 시즌만이 아니죠. 계속 힘들었는데요.

김형일(이하 김) : 경기에 많이 못 나갔죠. (잔여 라운드를 포기한) 후반기도 있고, 제대로 뛸 수 없다는 사실이 정말 괴로웠어요.

-컨디션 문제도 있지 않나.

백 : 작년에 비해 몸이 많이 올라왔어요. 아직 실전 감각이 부족한데, 지금은 확실히 좋아진 걸 느껴요. 수원에서 한창 좋았던 시간에 비해 한 70% 정도?

김 : 정말 좋아졌어요. 잔 부상이 참 많았는데, 올 시즌은 다를 것 같은데요.

-부상이 많았다.

백 : 오른 무릎 연골 탓에 고생 좀 했죠. 운동선수들이 연골을 많이 다치긴 하는데, 제 경우는 부위가 좀 달랐어요. 아마 제가 처음 다친 케이스일 텐데. 어찌 대처할지 몰랐고, 병원에서도 수술이 굳이 필요 없다고 했죠. 그런데 계속 통증이 이어졌으니. 차라리 일찍 수술 받았다면 공백기도 훨씬 줄었을 텐데.

김 : 이곳저곳 많이 아팠죠. 특히 출전이 일정치 않다보니 제 역할을 거의 못했죠.

-한 때 정말 화려한 순간도 있었는데.

백 : 쉬는 동안 동료들이 경기에 뛰는 게 너무 부러웠죠. 재활을 하면서 내가 앞으로 계속 축구를 할 수 있을까, 과연 완쾌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있었고. 문득문득 과거를 떠올리게 되는 게 사실이죠. 올 연말 수원에 복귀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 언제 화려한 적이 있나요? 지금 인터뷰도 제가 주장이라서 하는 것 아닌가요?

○군인 그리고 축구 선수

-군 생활 익숙해졌나?

김 : 솔직히 군대 이야기 잘못하면 안 되는데.

백 : 입대할 때 훈련소를 거치지 않고 곧장 팀에 합류했잖아요. 실감이 잘 안 났는데, 이제 좀 군기가 든 것 같죠.

-입대로 스스로 잊혀졌다고 느끼는지.

백 : 20세 때부터 최고의 팀에서 대표팀도 거치며 인기도 많이 누렸죠. 불러주는 곳도, 이런저런 인터뷰 요청도 많았는데. 입대 즈음에 공백이 길었잖아요. 아마 제가 지금 군인이라는 것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이제 비상하는 일만 남았죠.

김 : 제가 언제 뜬 적이 있나요? 특출난 것도 없는데. 솔직히 프로에서 많은 걸 누렸죠. 태극마크도 달아보고. 입대 후 대표팀에서 제외됐잖아요. 아쉬웠죠.

-작년과 올해는 어떻게 다를까.

백 : 얼마 전만 해도 내가 계속 축구화를 신을까란 의문이 있었죠. 예상보다 부상 후유증도 길었고. 늘 불안했죠. 작년은 그냥 잘하든 못하든 경기에 뛰자는 게 유일한 목표였죠. 이제 몸이 좋아지고 있으니 스스로에 자신감이 생겼죠. 제 실력과 잠재력을 믿어요.

김 : 맞아요. 자주 아파서 그랬지, 팀 에이스가 (백)지훈이죠. 전 작년 욕심이 좀 과했어요. 이것저것 다 잘하려다 몽땅 놓쳤죠. 이제 개인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헌신하고 전역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본인이 가장 잘하는 게 뭘까.

백 : 플레이메이킹? 포지션이 미드필더니 공격과 수비 가운데서 잘 풀어가고 싶죠.

김 : (주저없이) 희생! 축구는 11명이 하죠. 스타는 모두가 될 수 없어요. 누군가 뒤에서 희생해야 또 다른 이가 부각될 수 있죠.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며

-지금 이 순간 행복한가?

백 : 축구를 하고 있다는 게 그냥 행복하죠. 아마 큰 부상을 겪은 이들은 공감할 겁니다. 동료들과 운동하고 땀 흘리는 소중함을 느껴요.

김 : 음, 지훈이보단 조금 덜 한 것 같아요.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요. 돌이 갓 지난 아들(승민)이 그립고. 가족을 떠올리면 늘 미안해요.

백 : 이게 바로 기혼자와 미혼자의 차이죠. 저도 여자친구가 있는데, (김)형일이보다는 덜 한 것 같네요.

-축구 선수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백 : 제 가족을 기쁘게 했을 때. 골을 넣고 어시스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꾸준하게 뛰며 가족들에게 행복감을 줄 때가 좋아요. 팬들도, 친구도 있지만 제 가족의 환한 웃음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하죠.

김 : 무실점 경기.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이기면 그냥 날아갈 듯해요. 하긴 득점한 기억도 거의 없으니(웃음).

-올 시즌 목표, 그리고 미래 계획은?

백 : 그간 교체로 출전했죠. 선발로 뛴 기억은 드물어요. 꾸준히 선발로 나가 전반전을 뛰고 싶죠. 모두에게 ‘백지훈,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죠. 미래에는 지도자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오래도록 뛰고 싶어요, 현역으로.

김 : 전 경기 출전. 안 다치고 계속 뛰고 싶어요. 은퇴 생각은 입대 직후 하게 됐어요. 막상 필드를 떠나면 정말 재미없을 것 같은데.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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