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를 이끌고 있는 1982년생들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시 뭉쳤다. 김태균(한화)-이대호(오릭스)-정근우(SK)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이미 2000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잇달아 호성적을 거둔 대표팀의 중심에 있었다. 2013년 WBC에서도 서로 의기투합해 일을 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빨리 안 나오고 뭐 하노!” WBC 대표팀의 전지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13일 대만 도류구장. 정근우가 김태균과 이대호를 재촉했다. 세 선수가 직접 요청한 ‘특타(특별타격훈련)’ 때문이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첫 날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지만, 세 선수는 별도로 타격훈련을 자청하는 열의를 보였다. 김태균은 특타를 자청한 이유에 대해 “몸 상태는 좋은데 타격감이 좀 떨어져있는 것 같아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대호도 “대표팀 아닌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고삐를 바짝 조였다. 특타에서 마음에 드는 타구가 나오지 않자 자신에게 화를 내며 자꾸 채찍질을 가했고, ‘WBC 공인구의 반발력이 적은 것 같다’는 얘기에도 “내가 못한 거다. 공이 문제가 아니다”며 스스로를 질타했다.
정근우도 마찬가지다. 실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럽지만, 야구를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방망이를 쉼 없이 휘두르고 있다. “잘 하는 선배들은 확실히 자신만의 훈련법이 있다”는 김현수(25·두산)의 말처럼,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서 보충하는 자세가 가장 큰 장점이다. 게다가 태극마크라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 평소 유쾌한 성격의 정근우도 “부담은 없지만 책임감은 강하게 느낀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태균-이대호-정근우의 특타는 대표팀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14일 기존 훈련일정에 없었던 특타가 생긴 것. 다른 선수들 때문에 특타를 러닝으로 대체하게 된 김태균은 “원래 (이)대호와 매일 특타를 하자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졌다”며 아쉬워했고, 이대호도 “더 쳐야하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력에 열정까지 최고인 1982년생 동갑내기 3총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