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포트] 류현진 “1마일 러닝, 다저스 동료들 왜 이렇게 빠른거야?”

  • Array
  • 입력 2013년 2월 15일 07시 00분


류현진. 사진제공|LA다저스
류현진. 사진제공|LA다저스
■ 류현진 첫 단체훈련 해보니…

러닝 스피드 좀 느리지만 체력엔 자신
다저스 담당기자 “담배 끊어야” 지적
견제에 대한 보크규정 한국보다 느슨
시범경기 치르면서 ‘페이스 업’ 여유


맑고 화창한 하늘 아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한 무리의 메이저리거들이 모여 들었다. 그 안에 류현진(26)이 섞여 있었다. 처음부터 LA 다저스의 일원이었던 듯, 당당한 자세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다저스 투수진과 포수진의 단체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류현진은 “처음으로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함께 단체훈련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동료들 스피드에 당황 “체력으로 따라잡겠다”

첫 날이라 심신이 모두 고달팠을 터. 류현진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간은 보조구장을 1마일(1.609km) 가량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대열의 꼬리 부분에서 숨을 몰아쉬며 달려가던 그는 한국 취재진을 발견하자 “너무 빠른 거 아니냐”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한국에선 다들 장거리를 천천히 뛰는데, 여기 속도는 중장거리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내일부터는 좀더 뛰어야겠다. 내가 ‘한 체력’ 하기 때문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며 편하게 웃었다. 그러나 MLB.com의 다저스 담당기자 켄 거닉은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첫 날 달리기 훈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6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투리를 잡은 뒤 “체중 조절을 위해 햄버거를 끊어 8파운드를 감량했는데, 곧 담배를 끊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며 비난을 가했다.

○완화된 보크 규정에 반색

류현진은 총 4개의 훈련조 가운데 1그룹에 포함됐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크리스 카푸아노, 테드 릴리 등이 같은 조원. 밸런스를 잡기 위한 각종 스트레칭 코스에 이어 1루 커버∼주자견제∼번트수비훈련이 차례로 진행됐다. 류현진도 통역의 안내를 받으면서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과의 차이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는 “픽오프(견제) 훈련이 한국과 조금 달랐다. 용병 투수들이 한국에서 보크 판정을 많이 받는 이유를 알았다”며 “견제에 대한 보크 규정이 한국보다 느슨하다. 견제할 때 뒷다리가 빨리 떨어지면, 앞다리가 좀 많이 나가도 보크를 안 준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스트레칭 시간이 확연히 줄어든 것도 눈에 띄는 부분. 그는 “개인운동을 더 충실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자평했다.

○커쇼 불펜피칭 관찰 “나와 페이스 비슷”

류현진은 단체훈련 후 불펜 옆에 서서 커쇼, 조시 베켓, 채드 빌링슬리 등 동료 투수들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본 뒤 “커쇼의 볼이 좋아 보였다. 페이스가 나와 비슷한 것 같다. 나도 15일 불펜피칭에서 그 정도까지는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처음부터 너무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계속 차근차근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