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 좋은 류현진 다저스맨 다 됐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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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다저스 투-포수 스프링캠프 첫날… 시종 여유만만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살아남을 애예요.”

한화 거포 김태균(31)은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에 진출한 ‘괴물 투수’ 류현진(26)과 각별한 사이다. 김태균의 결혼식 때 류현진이 축가를 불렀을 정도다. 김태균이 류현진에 대해 극찬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남다른 적응력이다. 2010년부터 2년간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 몸담았던 김태균은 “내 경우엔 일본 야구에서 뛰는 동안 말도 안 통하고 문화도 달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런데 현진이는 다를 것이다. 워낙 넉살이 좋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외국에 나가도 제 세상인 양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균의 말대로였다. 다저스의 투·포수 스프링캠프 소집일인 13일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론치 스타디움에 나타난 류현진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만, 여유만만했다. 낯선 메이저리그에 처음 발을 디딘 선수라고 하기엔 말과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웠다.

간단한 캐치볼로 첫날 훈련을 마친 류현진은 수십 명의 현지 및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이날 온라인판에서 ‘다저스 선수들은 벌써부터 류현진을 무척 재미있는 선수로 생각하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그를 편하게 대한다’고 전했다. 멕시코 출신 내야수 루이스 크루스와는 서로의 휴대전화에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대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류현진은 재치 있는 발언으로 여러 차례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다소 야윈 것 같다”는 말을 듣고는 “5kg가량 감량했다. (미국 서부지역 유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인앤아웃 햄버거를 한 개도 먹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하지만 스프링캠프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인앤아웃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한국과 다른 라커룸 문화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말이 안 통해서 일단 라커에 들어오면 돌아다니지 않고 내 자리부터 찾아간다. 되도록 조용하게 지내고 있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려고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8명의 선발 투수감이 5개의 자리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선발 경쟁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프링캠프가 시작했으니 무리하지 않되 내가 보여줄 것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은 당연하고 경쟁을 한다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높은 순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류현진을 3, 4선발로 평가하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적응”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류현진의 적응력에 관해서만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류현진#다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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