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 승부사’ 방열, 아마 농구 수장으로

  • Array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대한농구협회 새 회장 당선

방열 건동대 총장(72·사진)이 대한농구협회의 새 수장이 됐다.

방 총장은 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4년 임기의 제32대 대한농구협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대의원 21명의 과반인 12명의 지지를 얻어 이종걸 현 대한농구협회장(민주통합당 의원)과 한선교 한국농구연맹 총재(새누리당 의원)를 제쳤다. 협회장직 장기 집권과 프로-아마추어 경기단체장 석권을 노렸던 두 의원은 ‘정치인은 여의도로, 농구인은 경기장에’를 슬로건으로 내건 방 총장의 바람을 막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이 의원은 2004년 5월 제30대 협회장에 취임한 뒤 연임에 성공하며 9년 가까이 협회를 이끌어왔다. 협회는 낙선자의 득표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복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방 신임 회장은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경기인 출신이다. 1968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조흥은행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 27세 때다. 이후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와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 대표팀 감독을 지낸 그가 농구 지도자로서 전성기를 맞은 건 1986년 실업 기아의 초대 사령탑을 맡으면서부터다. 농구 명문인 실업 현대 감독을 지냈던 그는 팀 창단 3년 만에 기아를 농구대잔치 정상에 올려놓으면서 ‘당대 불패’로 불린 기아 왕조의 초석을 놓았다. 유재학(모비스 감독), 허재(KCC 감독), 김유택(중앙대 감독), 강동희(동부 감독) 등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당시 그가 가르쳤던 제자들이다. 그는 국내 최고의 농구 이론가로도 꼽힌다. 체육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그는 2006년 1000쪽이 넘는 농구 이론서인 ‘농구 바이블’을 직접 펴내기도 했다.

방 회장은 “오늘의 승리는 내가 승리한 것이 아니라 농구인 여러분의 승리다. 내가 잘못하면 앞으로 농구인 후배들이 이 자리를 맡을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방 회장은 투표에 앞서 대의원을 상대로 한 정견 발표 때 “정치인이 (협회장이) 되어야만 한다는 미몽에서 깨어나 달라”며 경기단체장 자리를 노리는 정치인들을 에둘러 비판했다. 방 회장은 농구협회 사상 첫 경기인 출신 수장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대한농구협회#방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