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양현종, 로켓직구 재장전 끝…유니폼 걸고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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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0일 07시 00분


KIA 양현종은 2009∼2010시즌에 걸쳐 28승을 올린 정상급 좌완 선발투수였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고작 8승에 그쳤다. 
국가대표 투수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25세의 젊은 투수다. 올 
겨울 부활을 위해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IA 양현종은 2009∼2010시즌에 걸쳐 28승을 올린 정상급 좌완 선발투수였다. 그러나 최근 2년간은 고작 8승에 그쳤다. 국가대표 투수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25세의 젊은 투수다. 올 겨울 부활을 위해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지난 2년간 자신감 잃으니 직구 위력도 뚝
믿어주신 감독님과 훈련 덕에 자신감 회복

어깨 상태? 캠프서 2000개 던졌는데 멀쩡
목표는 10승…유니폼 벗을 각오로 던질것
세상 떠난 두환이 생각해서라도 잘해야죠


KIA 양현종이 3년 만에 부활을 꿈꾼다. 그는 2009년 12승을 기록했고, 2010년 16승을 올리며 KIA 역사상 최고의 왼손투수로 거듭났다. 그러나 지난 2년은 부진했다. 2011년 7승에 방어율 6.18로 흔들렸고, 지난해에는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어깨 통증 때문에 특유의 ‘로켓직구’를 던지지 못했고, 자신감마저 추락했다. 올해 그는 다시 10승을 목표로 잡았다. 어깨도 아프지 않고,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2000개를 던지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그는 시속 150km의 직구를 던지는 25세의 젊은 투수다. 지난 2년간의 시련은 오히려 그를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2013년 양현종은 분명 주목받는 투수다. 그가 시속 150km의 ‘로켓직구’를 앞세워 다시 정상에 우뚝 설지 주목된다.

○유니폼 벗을 각오까지 해라!

-반갑다. 2010년에 인터뷰 하고 처음이다.


“그동안 제가 야구를 너무 못했죠. 죄송합니다.”

-올해는 잘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준비는 잘돼가나?

“진짜 잘해야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선동열 감독이 올해 선발로만 쓰겠다고 하더라.

“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죠. 진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 기회?

“감독님께서 마무리캠프 때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선수는 3년을 본다. 지난 2년 부진했는데, 2013년에도 성적을 내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을 각오까지 해야 한다’고요.”

-진짜 그런 이야기를 했어?

“네, 제가 좀더 절실해지기를 바라시는 것 같았어요.”

-너의 성공 여부가 팀성적과도 직결될 수 있으니까 기대가 큰 거겠지?

“좌우명 같은 말씀도 해주셨어요. ‘연습할 때는 내가 가장 못하는 선수라 생각하며 연습하고, 시합에선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던져라’고요. 듣고 보니 가슴에 정말 와 닿더라고요.”

-투구폼에 대해선 어떤 조언을 해주던가?

“생각보다 폼에 대해선 별말씀 없으셨어요. 기술적 면보다는 멘탈적 요소를 강조하셨죠. 지금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회복이고, 자신감 회복은 피나는 훈련밖에 없다고 하셨어요.”

○2년 동안 마음에 든 직구는 단 2개!

-2010년 16승 할 때 양현종의 직구는 대단했다. 류현진(LA 다저스)이나 김광현(SK)보다 더 좋다고 했어.

“사실 제가 직구로 먹고사는 투수인데…. 지난 2년은 제 직구를 제대로 던져본 적이 없어요.”

-직구의 위력이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자신감을 잃어버렸죠. 어느 순간 타자를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건 정말 심각한 이야기다.

“제 공이 좋을 때는 한가운데 던져도 타자가 못 친다는 생각이었는데, 공을 던지면서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없어진 거죠. ‘이건 내 공이 아니야! 이 공으로는 안돼.’ 컨트롤도 안 되고, 타자들도 저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더라고요.”

-컨트롤은 자신감이 첫째인데.

“절실하게 느꼈죠. 공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없던 제구력도 생기는 건데, 스트라이크존에 던지기가 두려우니 공이 제대로 갈 리가 없죠.”

-원인은 무엇인가?

“어깨가 아팠어요. 2010년 169이닝을 던지고 아시안게임에 갔다 왔는데, 한 달 반 정도를 그냥 푹 쉬었어요. 아무것도 안하고. 그게 잘못된 것 같아요. 스프링캠프 때부터 어깨가 좋지 않더라고요.”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도 일찍 귀국했잖아?

“네, 어깨가 아파서요. 2년 동안 제 공을 거의 못 던졌어요.”

-자신의 공은 보면 아나?

“그럼요. 회전이 다르죠. 지난 2년 동안 제 마음에 드는 직구는 단 2개였어요. 그것도 2011년에. 지난해는 단 한개도 못 던졌죠.”

○마무리캠프에서 2000개 던졌어요!

-지금 어깨는 어떤가?


“진짜 좋아졌어요. 아프지도 않고, 마무리캠프에서 2000개를 던졌는데도 멀쩡하더라고요.”

-마무리캠프에서 2000개 던진 것은 처음 아닌가?

“그렇죠. 스프링캠프나 마무리캠프에서 2000개 던진 건 처음이에요.”

-어떤 수확이 있었나?

“우선은 어깨가 아프지 않아서 좋았고요. 많이 던지면서 밸런스도 찾고, 아프지 않으니까 제구력도 좋아지더라고요.”

-구위는 맘에 들던가?

“제 공을 여러 번 봤어요. 정말 기뻤죠.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좋다고 해주셨어요.”

-양현종의 지난 2년 부진이 ‘야구에 집중하지 않아서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

“많이 들었죠. 하지만 게을러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2011년 시즌을 앞두고 스스로 한 약속이 있었는데, 지난 2년 동안 분명 지켰거든요.”

-어떤 약속?

“‘야구장에서 가장 늦게 나간다.’ 경기 끝나면 항상 섀도피칭 하고, 웨이트 하고, 보강훈련 하고, 가장 늦게 집에 갔어요. 하지만 성적이 안 나니까 좋은 이야기는 없더라고요. 제 팬들도 다 떠나버린 것 같고.”

-다시 찾아야지, 떠난 팬들.

“다 저하기 나름이죠. 올해는 저를 사랑해주셨던 팬들에게 꼭 보답할겁니다.”

-올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인터뷰를 많이 하고 싶어요. 2년 동안 방송인터뷰 딱 1번 했는데, 형들 인터뷰 하는 것 보니까 부럽더라고요.”

○‘좌완 에이스’라는 말, 다시 듣고 싶어요!

-올해 목표는?


“10승이요. 선발로테이션을 잘 지켜내고 싶고요. 25경기 선발, 150이닝 투구도 생각하고 있어요.”

-KIA 선발이 막강하잖아?

“저만 좀 잘하면 우승도 할 수 있죠. 지난해 4경기 연속 완투승 할 때 정말 대단했잖아요.”

-그때 어땠어?

“등판은 못했지만, 저는 불펜에서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 했어요. 지금 내가 던진다고 생각하면서 저도 같이 던졌죠.”

-올해는 양현종의 완투를 볼 수 있을까?

“제가 프로 와서 딱 2번 완투했어요. 그 기분이 진짜 좋거든요. 올해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친구 이두환(전 두산·KIA)이 세상을 떠났다. 둘이 각별한 사이였다고 들었는데?

“2006년 청소년대표 출신들이 다 친해요. 두환이와는 그중에서도 친한 편이었죠. 그 녀석이 KIA로 와서 정말 좋았죠. 둘이 같은 팀에서 뛰게 되었다고 정말 기뻐했는데….”

-병실에서 이야기도 많이 했다며?

“이야기보다는 많이 울었죠. 그 녀석이 몸이 아프면서도 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야! 광주촌놈! 너 언제 야구 잘할래. 내년에는 제발 야구 좀 잘해라.’ 올해는 진짜 두환이를 생각해서라도 야구 잘하고 싶어요.”

양현종?

▲생년월일=1988년 3월 1일
▲키·몸무게=183cm·85kg(좌투좌타)
▲출신교=학강초∼동성중∼동성고
▲프로 입단=2007신인드래프트 2차 1번(전체 1순위) KIA 지명·입단
▲2013년 연봉=9000만원
▲2012년 성적=28경기 1승2패2홀드 방어율 5.05(41이닝 26탈삼진)
▲국가대표 경력=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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