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 “괌서 용수-정원이 만나 소고기 사묵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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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5일 07시 00분


(왼쪽에서부터)김호곤 감독-최용수 감독-서정원 감독. 스포츠동아DB
(왼쪽에서부터)김호곤 감독-최용수 감독-서정원 감독. 스포츠동아DB
김호곤 감독, 깊은 인연 애제자 최용수-서정원 감독과 괌 전훈 동행

울산-서울-수원 2년연속 괌 전훈캠프
“밥 사줄 제자들과 함께 떠나니 든든해
경쟁 떠나서 올시즌 좋은 성적 거두자”


“(괌에) 가서 하루는 (최)용수, 하루는 (서)정원이한테 밥 얻어먹으면 되나? 허허.”

울산현대 김호곤 감독이 너털웃음을 지었다. FC서울과 울산현대, 수원삼성은 ‘약속의 땅’ 괌에서 뭉친다.

수원이 6일 괌으로 떠나고 서울과 울산은 7일 나란히 출발한다. 원래 울산은 김해공항에서 괌으로 가는 직항로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겨울 휴가철이라 표가 없었다. 부득이하게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서울과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됐다.

괌은 K리그 클럽들의 겨울 동계훈련지로 인기가 높다. 특히 2012년 우승 클럽을 두 팀이나 배출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작년 겨울전훈 때 서울과 울산, 수원, 인천 등 4팀이 괌에 캠프를 차렸는데, 서울은 K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온화한 기후로 선수들이 체력훈련을 소화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올 겨울 몇몇 팀들이 괌 행을 타진했지만 예약이 꽉 차 실패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울산, 수원, 인천 4팀만 괌으로 간다.

김호곤-최용수 감독의 깊은 인연은 널리 알려졌다.

김 감독이 연세대 사령탑 시절 최 감독을 중용하며 한국축구 최고 스트라이커로 키워냈다. 1992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도 김 감독이 코치, 최 감독은 대표 공격수로 한솥밥을 먹었다. 김 감독은 아련한 옛 추억을 하나 끄집어냈다.

“최 감독이 대학 4학년이 되던 해 겨울이었어. 부산으로 동계훈련을 갔는데 최 감독 아버지가 찾아왔더라고. 용수를 잘 돌봐주셔서 고맙다며 수박을 수 십 통 사 오셔서 선수들이 잘 먹었지.”

당시에는 한 겨울에 수박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최 감독 아버지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다.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 역시 바르셀로나올림픽 대표선수로 김 감독의 가르침을 받았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김 감독이 2009년 울산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 코치 1순위로 꼽은 게 바로 서 감독이었다. 당시 서 감독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U-20대표팀 코치로 내정돼 있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잘 성장해 명문 팀의 감독이 된 제자들을 보는 김 감독의 마음은 뿌듯하다. 김 감독은 “우리가 서로 경쟁하는 관계이긴 해도 다 제자 아닌가. 괌에서 잘 의기투합해 모두 2013시즌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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