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대표 이세미 투혼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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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5일 07시 00분


이세미. 스포츠동아DB
이세미. 스포츠동아DB
무릎부상 불구 亞선수권 출전 강행
통증 참으며 상대 공격수 전담마크


핸드볼은 선수교체가 자유롭다. 공수가 바뀔 때마다 공격 전문, 수비 전문의 선수를 맞춤형으로 쓸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에 참가 중인 대표팀은 권한나(23·서울시청)라는 특급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권한나의 약점은 수비다. 그래서 수비 때가 되면 권한나가 빠지고 이세미(21 사진)가 들어간다.

사실 이세미는 소속팀 서울시청에선 수비 전문 선수가 아니다. 가운데 서서 상대팀 주공격수를 막는 것이 원래 본인의 포지션도 아니다. 대표팀에 와서 전담 수비수로 역할이 바뀌었다. 이런 이세미를 두고 임영철 대표팀 감독은 곧잘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포지션을 변경시켜서가 아니라 이세미의 몸이 정상이 아닌데도 인도네시아까지 데려와 기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세미는 10월 전국체전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쳤다. 핸드볼을 쉬고 재활을 하던 도중 대표팀에 뽑혔다. 병원에선 대회 출전을 만류했지만, 성인대표는 처음이라 뛰고 싶었다. 태릉선수촌에서 4주간 소집훈련을 할 때는 ‘이제 와서 빠지면 팀에 민폐를 끼치게 된다’고 생각해 참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무릎에 차는 물을 주기적으로 빼줘야 하는데,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그 같은 치료를 받기 어렵다. 이세미는 “여기 비가 자주 오는데, 비 오기 직전 무릎이 제일 아프다”며 웃었다. 평소에는 걷기만 해도 무릎이 아프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스트레칭을 많이 한다. 몸에 열이 생겨야 무릎이 덜 아프기 때문이다.

경기에 돌입하면 아픈 티를 전혀 내지 않는다. 다부진 근성은 대표팀에서도 알아준다. 어쩌면 선수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지만, 이세미는 아시아 정상을 위해 이를 악물고 뛴다.

족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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