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하나 신생 NC의 베테랑 된 이승호…‘푸른 색 푸른 열정 푸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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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7시 00분


이승호는 1999년 10월 쌍방울의 1차지명을 받았지만,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 2000년 SK의 창단멤버가 됐다. 12년이 지나,
 그는 NC에서도 1군 진입의 닻을 올린다. 군산에서 태어나 인천, 부산, 창원으로 항구를 유랑하는 이승호는 NC의 마도로스다. 
사진은 SK 시절의 앳된 모습. 스포츠동아DB
이승호는 1999년 10월 쌍방울의 1차지명을 받았지만,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 2000년 SK의 창단멤버가 됐다. 12년이 지나, 그는 NC에서도 1군 진입의 닻을 올린다. 군산에서 태어나 인천, 부산, 창원으로 항구를 유랑하는 이승호는 NC의 마도로스다. 사진은 SK 시절의 앳된 모습. 스포츠동아DB
SK서 프로데뷔때 푸른피
푸른 유니폼 너는 내운명

작년 NC와 경기…강한 팀!
경험만 나눈다면 6위 거뜬

SK서 지옥서 천국까지 경험
은퇴하기 전 명문구단 OK!


2000년 SK의 창단 멤버. 그리고 2013년 정식으로 리그에 참여하는 NC의 창단 멤버. 열아홉 살 젊은 투수는 이제 서른 살을 훌쩍 넘어섰지만, 13년 전과 똑 같은 마음으로 다시 공을 던진다.

롯데에서 NC로 팀을 옮긴 이승호(31)는 2013년에 매우 특별한 기록을 남기게 된다. 두 번의 신생팀 창단 멤버. 2000년 SK의 첫 역사를 시작했다면, 2013년은 NC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한다.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이승호는 푸른 색 NC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프로에 데뷔할 때 처음 입었던 유니폼도 푸른색이었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활짝 웃으며 “그러네요. SK가 2006년부터 붉은색으로 바뀌었으니까. 그 때는 푸른색이었죠. 신인이었던 그때 그 마음처럼 다시 기분 좋게 시작해야죠”라고 대답했다.

이승호는 군상상고 3학년 때인 1999년 10월, 쌍방울의 2000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쌍방울은 모기업의 부도로 인해 1999시즌을 마지막으로 치른 뒤 2000년 1월에 해체됐고, 곧이어 SK가 창단돼 쌍방울 선수들을 그대로 품었다.

그는 신생팀 SK의 미래였다. 5월 3일 인천 LG전에서 신인으로 선발 데뷔전 승리를 따내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0승 12패 9세이브로 만점 활약을 펼치면서 신인왕이 됐다.

2000년부터 2011년까지 SK 마운드의 중심축으로 12년간 활약했던 이승호는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1년 만에 특별지명을 받아 NC로 이적했다.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이승호는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 왔다. 기분 좋다. 다시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었다. 군산에서 태어나 인천으로, 부산으로, 창원(마산)으로 항구도시만 찾아다니는 기묘한 운명이다.

두 번째 창단 멤버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다. 이승호는 “신인 때는 워낙 대선배들도 많았고 배우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NC에서는 투수 중에서 내가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젊은 선수들이 정말 열정적이다. 1군에서 많이 뛰지 못했다는 것뿐이다. 지금까지 경험하고 느낀 것을 나누고 돕겠다”며 “지난해 롯데 2군에 있을 때 NC와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생각보다 강하다는 느낌이었다. 신생팀이지만 좋은 성적, 열심히 한다면 6위까지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호는 SK에서 신생팀이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올라가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최강팀이 되는 모든 과정을 함께했다. 그래서 NC에서도 특별한 꿈을 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은퇴하기 전까지 NC가 명문구단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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