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감독 “이승엽은 몸쪽 높은 볼 못친다”… 이승엽 “내가 못치면 후배가 홈런 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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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벌써부터 한일 신경전

이승엽
“이승엽은 몸쪽 높은 볼이 약점이다.”(야마모토 고지 일본 WBC 대표팀 감독)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없다. 내가 못 치면 후배들이 홈런을 쳐 줄 것이다.”(이승엽 한국 WBC 대표팀 선수)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개막까지는 약 4개월이 남아있다. 그러나 한일 야구의 자존심 싸움은 벌써부터 뜨겁다. 야마모토 감독은 한국의 WBC 예비 명단을 확인하자마자 ‘한국 경계령’을 내렸다. 그러자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등 지일파 선수들은 “한일전은 반드시 이긴다”고 다짐했다.

한일 야구 대표팀은 더블 일리미네이션 방식(매 라운드마다 패자부활의 기회를 주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 2009년 제2회 WBC에서만 총 5번을 맞붙었다. 한국은 2승 3패로 선전했다. 결승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3-5로 패해 준우승한 게 아쉬웠다. 3회 대회 역시 산 넘어 산이다. 4강의 길목인 2라운드가 관건이다. 홈팀 일본을 비롯해 쿠바 대만 등과 맞붙어 2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숙명의 한일전은 양국의 자존심을 건 빅매치다.

마음이 급한 쪽은 일본이다. 일본은 다루빗슈 유(텍사스), 구로다 히로키, 스즈키 이치로(이상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거들이 WBC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마모토 감독은 14일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경계해야 한다. 이승엽 등 홈런 타자들을 조심해야 한다”며 “우리는 젊은 선수들로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야마모토 감독으로선 ‘승부사’ 이승엽이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다. 그는 수비·주루 코치로 참가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일본이 이승엽의 역전 2점 홈런을 허용하는 장면을 지켜봤다. 그 당시 이승엽이 일본 대표팀의 철벽 마무리였던 이와세 히토키를 침몰시켰던 만큼 내년 WBC에서도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승엽은 “내가 집중견제를 받으면 동료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갈 것”이라며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보다 팀 배팅을 하겠다. 나 혼자 잘 친다고 팀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이승엽은 선공후사(先公後私·사사로운 일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한다)를 강조했다. 그는 “내년 WBC에서 내 역할은 분명하다. 나 혼자 잘 치는 것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대표팀 경험을 충분히 전달해 주겠다”고 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WBC#국가대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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