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 빛바랜 복귀 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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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호, 호주와 평가전 1-2 역전패… 신예 주축 수비라인 실험 실패로 끝나

전반 12분 이승기(광주)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자 이동국(전북)은 골지역 왼쪽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이동국은 이승기가 올린 크로스를 그대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갈랐다. ‘라이언 킹’ 이동국의 ‘대표팀 귀환’은 이렇게 멋진 골과 함께였다.

14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평가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내년 3월 26일(카타르와의 안방 경기)까지 없는 사이에 평가전으로 열린 이날 경기는 이동국을 위한 대표팀 복귀무대처럼 보였다.

이동국은 10월 16일 열린 이란과의 방문 경기 때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전북에서 지난해 이동국과 함께 K리그 우승을 일궜던 최 감독은 지난해 말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애제자’를 2월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 방문 경기까지 7경기 연속 부른 바 있다. 하지만 “체력 저하로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이란전에는 발탁하지 않았고 0-1로 졌다.

최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국내파 등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면서 “국내에선 이동국만 한 공격수가 없다”는 극찬을 하며 다시 승선시켰다. 이동국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첫 경기에서 그림 같은 골을 쏘아 올렸으니 충격 요법으로 애제자를 길들이려는 최 감독의 승부수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은 “젊은 수비수를 찾겠다”며 왼쪽부터 김영권(광저우 헝다)-정인환(인천)-김기희(알사일리야)-신광훈(포항) 등으로 수비라인을 꾸렸다. 신광훈을 제외하면 사실상 신예들이 주축이었다.

호주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3위로 한국보다 한 계단 아래라 제대로 싸우면 좋은 평가전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호주도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 등 간판들을 제외하고 신예들로 팀을 꾸려 위력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다소 느슨한 경기가 펼쳐져 수비라인을 제대로 체크할 수 없었다. 오히려 이런 느슨한 경기 가운데에서도 상대 공격수를 제대로 막지 못해 실점까지 했다.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44분 호주 토미 오어가 아크 서클 왼쪽을 파고들며 골지역 오른쪽으로 볼을 찔러줄 때 우리 수비가 그쪽으로 빠지던 니키타 루카비차를 잡지 못했고 결국 동점골을 내줬다. 최 감독은 후반에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와 김창수(부산), 최재수(수원) 등의 수비수를 투입하며 테스트를 계속했다.

최 감독은 “전반 실점 상황만 빼면 젊은 선수들이 비교적 수비를 잘했다.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 선수도 있다. 내년 최종예선 때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를 잘 조화시키면 한층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은 후반 43분 혼전 중에 전남에서 뛰는 로버트 콘트와이트에게 골을 내줘 1-2로 져 호주와의 역대 전적에서 6승 9무 8패의 열세를 보였다.

화성=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대표팀#최강희호#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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