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비 넘은 류현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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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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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한 가치 인정 받으면 메이저리그 진출 허용” 한화, 금액 기준은 안밝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였던 다루빗슈 유(26)는 지난해 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텍사스로 이적했다. 당시 텍사스는 독점 교섭권을 따내는 비용으로만 5170만 달러(약 566억 원)를 전 소속팀 니혼햄에 지불했다. 다루빗슈는 이와 별도로 6년간 총액 6000만 달러(약 657억 원)에 계약했다.

○ 류현진, 대박 치고 빅리그 가나

일본에 다루빗슈가 있다면 한국에는 ‘괴물 투수’ 류현진(25·한화·사진)이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꿔오던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왔다. 29일 한화가 조건부로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승인한 것이다.

7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다루빗슈처럼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한화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의 에이스로서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당한 가치에 대한 기준은 양측 모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 구단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 지극히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이상훈(전 LG·60만 달러)과 진필중(전 두산·2만5000달러), 임창용(전 삼성·현 야쿠르트·65만 달러)은 모두 헐값을 제시받은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다. KIA 최향남만이 2009년 말 세인트루이스로부터 101달러를 제시받은 뒤 미국으로 떠났다.

류현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당장 2, 3선발 투수로 뛸 만한 실력을 갖췄다”고 말한다. 이 경우 포스팅 금액은 500만∼1000만 달러(약 55억∼110억 원)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잘해야 4, 5선발 자리를 맡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예상보다 초라한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류현진이 과연 ‘합당한 가치’에 걸맞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전승환 보라스 코퍼레이션 코리아 이사는 “시카고 컵스, 보스턴, LA 다저스, 디트로이트 등 주요 구단들이 꾸준히 류현진의 해외 진출 여부를 문의해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대만 천웨이인은 싼값에 빅리그행

현실적으로 류현진이 ‘다루빗슈급’의 대접을 받기는 어렵다. 오히려 같은 왼손 투수로 나이도 비슷한 대만 출신 투수 천웨이인(27)과의 비교가 현실적이다.

천웨이인은 이적료가 발생하는 포스팅시스템이 아니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올해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조건은 3년간 총액 1200만 달러(약 131억 원)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400만 달러(약 44억 원)가 된다. 주니치에서 5년간 36승 30패, 평균자책 2.59의 좋은 성적을 올린 것치고는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더구나 그는 직구 구위 하나만큼은 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가장 좋다는 평을 들었던 선수다. 올해 그는 12승 11패에 평균자책 4.02의 성적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천웨이인의 사례를 보면 류현진의 미래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류현진#메이저리그#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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