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희비 엇갈린 조동화-동찬 ‘형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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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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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야구형제 조동화(31·SK) 조동찬(29·삼성)은 연례행사처럼 치르던 그들만의 파티를 올해는 열지 못했다. 형제는 각 구단이 일본 오키나와에 모이는 2월에 쉬는 날을 잡아 현지에서 결의대회를 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조동화가 무릎을 다쳐 한국에서 재활훈련을 해 만날 수 없었다. 당시 조동찬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형이 오키나와에 없으니 가슴 한쪽이 텅 빈 것 같다. 형이 힘을 내서 한국시리즈 전까지 꼭 그라운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약 8개월이 지난 24일 형제는 기적처럼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만났다. 2010년 첫 한국시리즈 맞대결 당시에는 둘 다 백업 위치였지만 이번엔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형제의 한국시리즈 재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다. 조동화의 무릎 부상이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이다. 재활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형은 눈물겨운 재활훈련 끝에 시즌 막판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조동화는 “결혼식 날을 잡아놓고 다쳐서 식장에 보조기구를 끼고 들어갈 정도로 심각했다. 아내와 동생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복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찬도 시즌 중반 왼쪽 눈 아래가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서로를 끔찍이 아끼는 형제지만 승부의 세계 앞에선 양보가 없었다. 1차전 시작을 앞두고 조동화는 “2010년에는 거의 5회 이후에만 나왔고, 2011년에는 내가 엔트리에 없었다. 진짜 승부는 이번이다”라며 “우승반지가 지금까지 3개인데…. SK의 우승을 이끌고 동생(4개)과 반지 개수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조동찬도 “승부의 세계는 엇갈리기 마련이다. 무조건 5차전 안에 끝내고 빨리 가족 식사를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1차전에서 형제는 모두 인상적인 타구를 날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삼성이 2-1로 앞선 6회 2사 만루에서는 조동찬이 날린 외야플라이를 SK 우익수 조동화가 잘 처리하기도 했다. ‘난형난제’ 야구 전쟁이 한국시리즈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시리즈#조동화#조동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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