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PS읽기] 양떼보다 벌떼불펜!…역시 SK 가을DNA는 강했다

SK 이만수 감독이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PO 5차전에서 승리한 직후 덕아웃 앞에서 활짝 웃으며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채병용 조기투입…롯데 방망이 완벽제압
튼튼한 SK 수비 6년연속 KS진출 버팀목

롯데, 4차전 마리오 공략 못해 천추의 한

5경기 가운데 3게임이 1점차였다. 그만큼 두 팀이 접전 상황 속에서 팽팽한 경기를 치렀다. SK로선 2차전에서 4-1로 앞서다 역전패한 것이 플레이오프(PO)를 최종전까지 끌려가는 원인이 됐다. 롯데로선 2·3차전을 이기면서 분위기를 빼앗아왔지만 4차전에서 상대를 완전히 뿌리치지 못했다. 마운드에서 2실점으로 잘 막아냈지만 공격에서 SK 선발 마리오의 볼을 공략하지 못했고, 결국 1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이번 PO 동안 두 팀 모두 좋은 플레이를 펼쳤지만, 5차전에서 드러났듯 결국은 수비에서 SK가 롯데보다는 튼튼했다. 그 조금의 차이가 PO의 승패를 갈랐다. 롯데는 이번 포스트시즌(PS)에서 선전했다. 최근 5년간 계속 PS에 진출했지만 한국시리즈(KS)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유가 뭘까. 실패 속에서 성장한다고 한다. 내년에는 꼭 KS에 진출하기 바란다. 또 SK의 6년 연속 KS 진출을 축하한다. 야구팬들을 위해 삼성과의 멋진 KS를 기대한다.

-SK는 선발 김광현이 초반에 흔들려 어려운 최종전이 됐다.

“김광현은 게임의 중요성을 생각했는지 1회부터 전력투구를 했다. 문제는 완급조절을 전혀 못했다는 점이다. 힘으로만 던졌고, 포수 정상호의 리드가 김광현을 더 좋은 상황으로 이끌지 못했다. 2회초 2사 2루 때 2루 견제 에러 후 문규현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첫 실점을 했다. 또 2사 후 김주찬의 도루 때 포수 정상호가 볼을 놓쳤다. 포구 자세가 나빴다. 왼쪽 팔꿈치가 겨드랑이에서 너무 떨어져 있었다. 이후 조성환, 손아섭, 홍성흔의 연속 빗맞은 안타로 추가 실점하면서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SK는 2회 곧바로 추격점수를 내며 롯데에 경기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것이 좋았다.

“2회말 박정권, 김강민의 연속안타로 만든 1사 2·3루 때 대타 조인성의 2타점 적시타로 게임 분위기를 팽팽하게 만들었다. 롯데로선 득점 직후 실점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지 못한 원인이 됐다.”

22일 저녁 인천 문학 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회초 2사 3루때 SK 투수 박희수가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문학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양 팀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서 경기는 불펜싸움이 됐다.

“4회말 1사 후 박정권의 2루타가 나오자 롯데는 선발 유먼을 교체했다. 송승준이 처음 맞이한 김강민의 타구가 2루수 실책이 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불펜싸움으로 게임의 방향이 흘러갔다. 결국 송승준과 채병용의 싸움에서 채병용이 이겨 SK가 승기를 잡았다.”

-롯데가 5회 내준 2점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

“5회말 박진만의 선두타자 안타와 박재상의 3루타로 역전이 됐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1사 1·3루 상황에서 최정이 2루 도루를 시도를 했는데, 포수 강민호가 2루 송구를 미스하며 추가점을 내줬다. 왼손타자의 타석이기에 유격수가 베이스인 해야 하는 상황인데, 1루주자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강민호도 수비수가 베이스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라면 볼을 던지지 말았어야 했다. 볼카운트가 3B-1S여서 배터리와 내야수는 1루주자의 도루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결국 이 점수가 롯데로선 분위기를 완전히 SK에 넘겨주는 결정적 패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선 경험이 적은 키스톤 콤비 박준서와 문규현에게 지시가 필요했다. 평소에 했더라도 확인이 필요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