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롯데는 플레이오프(3선승제)를 앞두고 4차전 이내에 승부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을 뺀 채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삼성의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 팀의 승부는 22일 오후 6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갈리게 됐다. SK는 김광현, 롯데는 유먼을 선발투수로 각각 내세웠다.
○ 김광현의 쾌투? 유먼의 체력?
SK는 김광현이 1차전 때와 같은 ‘괴력투’를 다시 보여주길 기대한다. 당시 김광현은 ‘의외의 1선발’이란 평가를 불식시키며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고 1실점하며 호투했다.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러나 김광현의 컨디션이 변수다. 김광현은 1차전 직후 가벼운 감기몸살에 걸렸다. 5차전에서도 1차전만큼의 파이팅을 보여줄지 미지수다. 필승계투조인 박희수 정우람은 20일 4차전에 등판하면서 체력적으로 지쳐 있다. SK 이만수 감독은 “김광현 뒤에 채병용을 투입하고 필요하다면 선발 요원인 윤희상까지 불펜으로 준비시키겠다”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유먼은 김광현보다 체력이 앞선다. 그는 1차전에서 공을 81개밖에 던지지 않아 김광현(95개)에 비해 체력 소모가 적었다. 여기에 4차전에 등판하지 않았던 불펜 김성배와 정대현이 그의 뒤에 버티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5차전은 유먼이 선발투수인 만큼 3점만 내면 이긴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 쉽지 않은 3점 승부
양승호 감독이 ‘3점’을 승부처로 예상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양 팀 타선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빈약한 타격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SK는 경기당 평균 2.25점(4경기 9득점), 롯데 2.75점(4경기 11득점)을 내는 데 그쳤다.
SK는 중심타자인 이호준 박정권의 부활이 시급하다. 이들은 1차전에서 선제점과 결승점을 합작한 이래 2∼4차전에서 침묵했다. 그나마 4차전에서 정근우가 5타석 모두 출루하며 활력을 불어넣은 게 위안거리다. 이 감독은 “5차전도 중심타선이 제 몫을 하는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는 박종윤이 ‘멘붕(멘털 붕괴)’에서 벗어나는 게 관건이다. 박종윤은 1차전에서 6회 공격 1사 1, 3루에서 어정쩡하게 스퀴즈 번트를 대려다 타석 도중 교체됐다. 이후 ‘멘붕’에 빠진 그는 4경기에서 13타수 1안타(타율 0.077)에 그쳤다. 양 감독은 4차전 직후 “1루수에 박종윤 대신 다른 선수를 쓸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그만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다.
올해 플레이오프는 4경기 가운데 3경기가 1점차 승부였다. 그만큼 양팀 전력은 팽팽하다. 양팀 선발투수의 호투와 함께 타선의 응집력, 결정적인 순간의 실책이 5차전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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