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투구 읽기] 송승준 12타자연속 무안타…1회 실투만 아니었다면

17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와이번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 선발 등판한 롯데 송승준이 5회말 2사 1,2루 SK 박재상을 내야 플라이로 아웃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문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박재상에 안타·최정에 투런 아쉬움
김성배 9회말 최정·이호준 범타 처리
6연속경기 등판 불구 집중력 돋보여

윤희상 스트라이크 비율 무려 71%나
10회 정우람은 중압감에 ‘볼…볼…볼’

롯데는 정대현 카드가 실패로 돌아갔고, SK는 엄정욱의 부진이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SK 선발 윤희상은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를 넘을 만큼 좋은 피칭을 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고, 롯데 선발 송승준은 실투에 발목을 잡혔다.

○정대현 등판, 성공하지 못했다!

6회말 1사 1·2루서 정대현이 투입됐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롯데 양승호 감독은 강수를 뒀다. 정대현은 첫 타자 김강민을 커브로 삼진 잡았지만, 조인성에게 볼카운트 2B-1S서 2루타를 맞았다. 싱커가 가운데로 높게 컨트롤됐다. 점수가 1-4로 벌어졌지만, 정대현의 강판은 좀 빨랐다. 롯데는 7회초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4차전 선발로 내정했던 김성배를 써야 했다.

○윤희상, 6이닝 1실점 호투!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71%나 됐다. 1회 박준서 타석부터 12구 연속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경기를 주도했다. 포수 조인성과의 호흡도 좋았다. 시작하자마자 9타자 가운데 7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구사했다. 롯데 타자들은 아무도 초구를 때리지 않았다. 롯데의 전략을 간파하고 있었다. 직구와 포크볼이 좋았고, 3∼5회 위기상황도 침착하게 막았다.

○송승준, 1회 실투 2개가 아쉬웠다!

5.1이닝 4실점했지만 투구 내용은 괜찮았다. 특히 직구가 좋았고, 몸쪽 승부가 잘 먹혔다. 안타 4개 가운데 직구로는 6회 최정에게 맞은 안타가 유일했다. 1회 박재상에게 포크볼을 던져 안타를 맞았고, 최정에게 실투성 커브를 던져 2점홈런을 맞은 게 뼈아팠다. 이후 12타자 연속 무안타 처리를 할 만큼 구위가 좋았다.

○김성배, 2.2이닝 무실점 역투!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았다. 4-4 동점인 7회말 1사 3루서 첫타자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후 1사 1·3루서 이호준을 포수 플라이, 박정권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9회말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3번 최정과 4번 이호준을 범타로 요리하며 결국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준PO부터 6연속경기에 등판한 그의 투혼과 집중력이 돋보였다.

○SK, 손아섭을 확실하게 막았다!

결정적 순간 타석에는 롯데의 간판 손아섭이 등장했다. 3회 2사 3루서 유격수 땅볼, 5회 2사 2루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4-4 동점이 된 8회 1사 1루서 삼진, 9회 1사 2루서 유격수 플라이에 그쳤다. SK는 손아섭을 확실하게 막았고, 이것이 종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연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0회 2사 만루, 무너진 정우람!

연장 10회 2사 2·3루서 SK가 김주찬을 거른 것은 당연한 순서처럼 보였다. SK 정우람과 롯데 정훈의 대결! 3구까지 모두 볼이 됐다. 냉정하고 침착한 정우람도 스트라이크 3개를 연속 던지지는 못했다. 결국 밀어내기 볼넷. 연장전 동점 상황에서 만루작전이 유발하는 중압감을 새삼 느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