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0” 곰, 1탄 쐈다… 두산 준PO 첫 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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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2점포-오재원 쐐기타

어게인 2010년?

두산이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두산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3차전에서 홈팀 롯데를 7-2로 꺾고 2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두산은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2연패로 몰리고도 3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롯데는 선발 타순이 2차전과 같았다. 바꿀 이유가 없었다. 절박한 두산은 달랐다. 김진욱 감독은 1, 2차전 선발에 포함되지 않았던 최준석과 민병헌을 투입했다. 수비보다 타선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였다. 타순도 바꿨다. 잇달아 2번 타자로 내보냈던 오재원을 6번에 배치했다. 빈타에 허덕이는 하위 타선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두산의 바뀐 타선은 1회부터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1사 3루에서 김현수의 안타로 선취점을 뽑은 두산은 2사 1루에서 최준석이 2점 홈런을 때려 3-0으로 달아났다.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던 최준석은 올해 타율 0.250에 6홈런으로 부진했다.

롯데도 이내 반격에 나섰다. 2회 2사 1, 3루에서 두산 선발 이용찬의 보크와 김주찬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 붙었다. 하지만 4회 1사 3루에서 용덕한의 타석 때 주자 전준우가 두산 포수 양의지에게 견제사를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바뀐 타선은 7회 다시 빛을 발했다. 선두 타자 민병헌이 롯데의 3번째 투수 최대성에게서 볼넷을 골라 출루한 게 신호탄이었다. 두산은 무사 1, 3루에서 윤석민의 적시타로 4-2를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 결국 두산은 1사 1, 2루에서 하위 타선에 포진한 오재원이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2타점 3루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 양승호 감독이 “미치면 감당할 수 없다”며 경계 대상으로 꼽았던 오재원은 이날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포함해 7회까지 4타석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3-2로 간신히 앞선 3회 수비 때는 롯데 박종윤의 총알 같은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뒤 글러브에 공을 끼운 채로 송구를 하는 예술 같은 동작으로 병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공수에서 ‘미친 듯한’ 플레이를 보여준 덕에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로 뽑힌 오재원은 “롯데 양 감독님이 내 캐릭터를 잘 잡아 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롯데는 선발 사도스키가 오른 팔목 통증으로 3분의 2이닝 만에 3실점하며 강판한 데 이어 믿었던 불펜까지 대량 실점하며 완패를 당했다. 4차전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양 감독의 말 ▼

신인 변진수 잘 던졌다


▽김진욱 두산 감독=타선이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1회에 3점 내고 바로 1점 차로 쫓겨 불안했는데 7회 오재원이 참 잘해줬다. 최준석은 스윙이 좋았는데 본인이 팀을 너무 생각해 7회에 번트를 댔다. 변진수도 신인답지 않게 잘 던졌다. 오늘 이겨야 내일이 있는 상황이라 김선우와 니퍼트까지 불펜에 대기시키며 총력전을 준비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 4차전도 총력전이다.
김성배 일찍 뺀 게 패인

▽양승호 롯데 감독
=사도스키가 초반부터 안 좋아서 투수 운영이 어려웠다. 7회에 김성배를 일찍 뺀 게 패인이 됐다. 게다가 두산 우익수 임재철과 2루수 오재원의 수비는 우리가 배워야 할 만큼 좋았다. 두산이 처음부터 뛰는 야구를 할 거라 예상했지만 대처가 미흡했다. 서울에선 잘 싸웠는데 안방인 부산이다 보니 선수들이 긴장한 듯하다. 내일 부산에서 끝내겠다.

부산=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준PO#두산#최준석#오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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