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 9회말 4번타자에 번트지시…김진욱은 왜?

9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롯데 용덕한이 천금같은 솔로포를 터트렸다. 두산 홍상삼의 한 가운데로 몰린 직구(시속 146km)를 제대로 받아쳤고, ‘딱’ 소리가 날 정도로 잘 맞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9회말 두산 김현수가 롯데 강영식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때려내며 1루에 나갔다. 선두타자의 출루로 두산에도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김진욱 감독은 곧바로 김현수를 빼고 대주자 민병헌을 냈다. 다음 타자가 4번 윤석민이었지만, 1점을 내기 위한 번트작전을 염두에 두고 발 빠른 주자를 택했다.

그러나 고심 끝에 꺼내든 승부수는 실패로 끝났다. 윤석민의 번트 타구는 홈으로 빠르게 대시하던 3루수 황재균의 정면으로 굴러갔고, 공을 잡은 황재균은 주저 없이 유격수 문규현에게 던져 2루 포스아웃을 시켰다. 문규현은 다시 1루 커버에 들어간 2루수 박준서에게 송구해 5∼6∼4의 병살을 완성했다. 승패는 그렇게 결정났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번트 타구가 야수정면으로 간 것도 잘못됐지만, 그것보다 4번타자에게 번트를 시킨 것이 화근이었다”며 “명색이 4번타자 아닌가. 그 믿음까지 져버린 아쉬운 작전 구사였다”고 평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