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장원삼 “KS + 亞시리즈→3승 … 20승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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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6일 07시 00분


한때 작은 키 때문에 야구를 그만둬야 했던 소년은 2012시즌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다. 17승을 거둔 삼성의 에이스 장원삼은 가을잔치와 아시아시리즈에서 3승을 더해 20승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한때 작은 키 때문에 야구를 그만둬야 했던 소년은 2012시즌 최다승 투수로 우뚝 섰다. 17승을 거둔 삼성의 에이스 장원삼은 가을잔치와 아시아시리즈에서 3승을 더해 20승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키 작아 야구 포기하려 했던 어릴적의 나
프로데뷔 7년만에 개인타이틀 실감 안나
기필코 20승 …내 승수 셈법은 남들과 달라


삼성 장원삼(29)은 5일 하루 종일 늘어지게 잠을 잤다. 고단했던 한 시즌이 끝난 뒤 모처럼 찾아온 망중한. 그는 4일 대구 SK전에서 8이닝 2실점의 역투로 시즌 17승을 챙기며 다승왕에 올랐다. 삼성 선수단은 5∼6일 KIA와의 시즌 최종전을 치르기 위해 광주로 갔지만 그를 비롯한 주력 선수들은 대구에 남아 휴식을 취했다.

○내가 진정 다승왕을 해냈나이까!

오후 늦게 통화가 이뤄졌을 때도 잠에서 막 깨어난 목소리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내가 다승왕을 다 하다니…”라며 웃었다.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7년 만에 처음 개인타이틀을 따냈다. 좋을 줄 알았는데 잘 모르겠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신기하다고나 할까? 평범한 내가 다승왕을 할지 누가 알았겠나.”

정상에 섰지만 그는 스스로를 ‘평범한 선수’로 규정했다. 그럴 만도 했다. 어릴 때부터 체격이 작았던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야구를 그만뒀다. 1년 반 동안 일반학생으로 돌아가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 다시 야구공을 잡았지만 용마고 시절 눈에 띄지 않았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현대에 2차 11번(전체 89순위)으로 지명될 정도였다. 경성대로 진학해 4년 뒤인 2006년 현대에 입단해 국가대표급 투수로 성장했지만, 야구를 한 뒤로 최고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올 시즌을 ‘행운의 해’라고 표현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풀렸다”며 겸손해했다.



○끝나지 않은 시즌, 20승 도전!

올해로 프로야구 31시즌째. 좌완투수가 다승왕에 오른 것은 1985년 삼성 김일융(25승으로 김시진과 공동 다승왕)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0시즌뿐이다. 아울러 장원삼은 좌완으로 다승왕에 오른 9번째 투수가 됐다. 삼성 역사상 좌완으로는 1985년 김일융에 이어 27년 만이자 2번째다. 그는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단잠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6일부터 다시 대구구장에 나가 심신을 추스를 계획이다. 목표도 뚜렷하다. 장원삼은 “지난해 8승에 그쳐 다들 ‘홀수해 징크스’를 들먹였지만, 난 마음속으로 10승을 했다고 생각했다. 아시아시리즈에서 2승을 거둬 10승을 채웠다. 나만의 셈법이었다”며 “긍정적인 사고와 낙천적인 성격이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올해도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에서 3승을 더 추가해 20승을 채우겠다는 포부다.

“작년에 처음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는데,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승리투수도 되고, 작년처럼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승리투수가 돼 20승을 채우고 싶다.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 2연패가 남은 목표다”며 꿈을 노래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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