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한국시리즈 2연패 하기위한 필수조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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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은 필요 없다. 무조건 한국시리즈를 2연패하겠다."

1일 잠실 LG전 승리로 2012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삼성 선수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삼성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직행시킨 류중일 감독도 "지난해보다 더 의미 있는 우승"이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삼성이 마지막까지 해피엔딩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파도를 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첫 번째가 '1번 타자'다. 삼성은 지난해 배영섭이 붙박이 1번 타자로 타율 0.294에 도루 33개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 시즌 배영섭의 타격감(1일 현재 타율 0.244)은 지난해에 못미친다. 김상수-박한이-정형식 등이 1번 타자로 대신 기용됐지만 역시 2% 부족했다. 1번 타자에 대한 심리적 체력적 부담을 가지면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해영 XTM 해설위원은 "1~2점에 승부가 갈리는 단기전에서 1번 타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9월 이후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배영섭이 제역할을 해줘야 다른 선수들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선발투수진'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만큼의 내실 있는 투구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 삼성은 장원삼(16승·공동 1위) 탈보트(14승·3위) 고든, 배영수(이상 11승·공동 5위) 등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하지만 승수에 비해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다. 이들 선발진 가운데 평균자책 10걸 안에 이름을 올린 투수는 한 명도 없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1+1 선발(선발 투수가 짧게 던지고 선발급 중간 투수가 연이어 던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보다 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약 팀에 강하고 강 팀에 약했던' 정규시즌 성적도 걱정거리다. 삼성은 1일까지 KIA(11승1무5패), 넥센(13승6패), LG(13승5패), 한화(13승6패) 등 하위권 팀을 제물로 전체 승수(76승)의 66%인 50승을 따냈다. 반면 3위 두산(6승 12패), 2위 SK(8승 10패)에는 밀렸다. 롯데(12승 6패 1무)와는 상대 전적에선 앞섰지만 '끝판왕' 오승환이 롯데와의 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보여 불안하다.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축하하는 샴페인을 터트렸지만 여전히 활짝 웃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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