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사상 첫 ‘연간 700만 관객 시대’를 눈앞에 뒀다. 추석 연휴에 새 역사를 쓸 가능성이 크다.
503경기(전체 532경기)를 치른 27일 현재 총 관객은 686만7122명. 추석 연휴 첫날인 29일부터 이틀 동안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가 맞붙고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가 제2의 안방인 군산에서 롯데와 30일부터 3연전을 벌이는 등 ‘빅 흥행카드’가 예정돼 있어 날씨만 좋다면 내달 1일이나 2일쯤 7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 500만→600만까지 16년… 1년 만에 700만
프로야구는 2009년부터 4년 연속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새로 썼다. 올 시즌은 개막 전부터 흥행 대박이 예상됐다. 이승엽(삼성), 박찬호 김태균(이상 한화), 김병현(넥센) 등 해외에서 활약하던 스타들이 한꺼번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출범 원년 143만8768명(240경기)으로 시작한 프로야구는 이듬해 200만 명을 돌파했고 1990년 300만 명(318만9488명)을 넘었다. 1995년에는 500만 관객(540만6374명) 시대를 활짝 열었다. 하지만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시기와 맞물려 관객은 급감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는 200만 관객 시절로 돌아갔다. ‘암흑기’를 거친 프로야구가 다시 500만 관객을 달성한 것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이 우승 신화를 쓴 2008년. 이듬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의 열기가 이어진 덕분에 역대 최다 관객(592만 명)이 야구장을 찾았고 지난해에는 최초로 600만 관객(681만28명)을 돌파했다. 1995년 첫 500만 관객 이후 600만까지 16년이 걸렸던 프로야구가 한 시즌 만에 700만 관객까지 돌파한 것이다.
○ 넥센 돌풍 큰 역할… 4개 팀이 100만 넘어
사상 첫 700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는 시즌 중반까지 돌풍을 이어간 넥센이 큰 역할을 했다. 2008년 창단했을 때만 해도 넥센의 평균 관객은 4096명에 그쳤지만 올 시즌에는 9000명을 넘었다. 전년과 비교해 33%나 증가했다. 삼성 SK 한화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관객이 늘었다(표 참조). SK는 인천 연고 구단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은 26일 팀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좌석 점유율(입장 관객÷구장 수용 인원)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4년 22.1%까지 추락했던 점유율은 2008년 처음 50%를 돌파했고 올해는 69.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의 점유율(69.9%)과 비슷한 수준이고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65.9%)보다 더 높다.
○ 내년에는 800만 시대?
최근 매년 최다 관객 기록을 새로 쓰다보니 조만간 800만을 넘어 1000만 관객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800만 명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름철 무더위와 장마 등 날씨만 고려해도 좌석 점유율 70%를 넘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1000만 관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10구단 체제가 되면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예상)로 경기 수가 올해(532경기)보다 크게 늘어난다. 여기에 1만 석 안팎인 대구 광주 대전 목동 구장의 좌석이 2만 석 이상으로 늘면 점유율이 60%가 안 돼도 꿈의 1000만 관객 돌파가 가능하다. 10대, 20대의 젊은층과 여성 비중이 높다는 것도 향후 관객 증가를 전망할 수 있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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