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결승 살림 경험한 울산 프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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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7시 00분


울산 현대. 스포츠동아DB
울산 현대. 스포츠동아DB
K리그에서 유일하게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생존한 울산 현대의 프런트들은 19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홈 1차전(1-0 울산 승)을 준비하며 엄청난 압박에 시달렸다.

이유가 있었다. AFC가 챔스리그 8강전부터 전 경기를 ‘가상의 결승전’으로 삼은 탓이다. AFC는 작년부터 단판 승부인 챔스리그 결승 장소를 결승에서 만날 두 팀 중 한 쪽 홈에서 치르기로 대회 규정을 바꿨다. 2009년 포항이 아시아 정상에 섰을 때, 2010년 성남이 우승했을 때는 제3지역인 일본 도쿄에서 결승이 열렸으나 전북은 작년 홈에서 알 사드(카타르)와 결전을 치렀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결전에 임한 선수들 못잖게 울산 프런트의 행정력도 내내 시험받았다. 대진표 ‘뽑기’ 운이 좋았던 울산은 결승에 오를 경우 무조건 홈에서 치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경기 매뉴얼을 전부 AFC 기준에 따르다보니 이날 알 힐랄전에 홈 어드밴티지를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장내·외 모든 사항이 유형별, 시나리오별로 구분된 체크 리스트로 일일이 점검받았다. 심지어 하프 서클에서 흔들릴 대회 로고가 박힌 대형 통천의 흔들림과 각도까지 정확히 체크됐다. 경기장 곳곳에서 AFC 관계자들이 누르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괴로웠던 건 AFC 마케팅 규정. 확대 개편된 대회 규모만큼 공식 스폰서 권리도 유럽 대회에 버금갈 정도로 대폭 강화됐다. A보드 광고부터 매점까지 AFC 스폰서 로고로 도배돼 달라진 대회 위상을 실감케 했다. 다른 브랜드는 전혀 노출될 수 없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뒤처리를 했다.

AFC 관계자와 알 힐랄 선수단의 국내 체류 기간 내내 야근을 이어간 울산 프런트는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행복했다. 우리가 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면 이쯤 어려움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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