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과잉벌금,감독들 젊어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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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9일 07시 00분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동열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동열감독, 최근 벌금사태에 대한 아쉬움 토로

“김기태감독에 500만원 벌금 지나쳐
김응룡·김성근감독 땐 이렇게 못해”
“내가 나서야 하나” 뼈있는 넋두리도


웃음을 섞긴 했지만, 작심한 듯 할 말은 해야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KIA 선동열 감독은 18일 광주 두산전에 앞서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포기’로 물의를 일으킨 LG 김기태 감독에게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 사실을 떠올리며 “경고 정도로 끝나도 충분할 사안이었다. 지나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벌금 500만원은 과하다”고 동조했다.

○“KBO의 설명도 들어봤지만….”

김기태 감독뿐 아니라 선동열 감독도 17일 KBO로부터 벌금 100만원을 부과 받았다. 16일 문학 SK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그라운드의 선수들을 일시적으로 철수시킨 뒤 퇴장을 당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였다. 선 감독은 “내 벌금 문제를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KBO측 얘기를 들어보니, 김 감독에게 500만원 벌금을 내린 것은 네티즌 등 팬들의 성난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재빠른 조치라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KBO의 설명에 그다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김응룡, 김성근, 김인식 감독 계셨더라면….”

선동열 감독은 그러면서 “예전 김응룡, 김성근, 김인식 감독 등이 계셨을 때는 KBO가 지금처럼 (현장 감독들에게) 하지 못했다”며 “감독들이 젊어진 탓”이라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KBO가 요즘 8개 구단 감독들을 ‘만만히 보고 월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냐’는 뉘앙스. “김성근 감독님 같은 분은 KBO에 대해 얼마나 쓴 소리를 많이 하셨나”라는 말은 ‘현재 감독들이 할 말을 안 하고 참고 있으니 KBO가 무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담은 듯했다.

○프런트의 시대, KBO에도 무시당하는 감독?

넥센 김시진 감독의 전격 경질에서 보듯, 한때 프런트와의 힘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던 현장 감독들은 근래 들어 ‘파리 목숨’이 돼가고 있다. 선동열 감독은 이에 대한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일련의 흐름에 적잖이 우려하는 듯했다. 현 1군 사령탑 중 감독 경력이 가장 오래된 선 감독은 농담 삼아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내가 나서야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 감독의 넋두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도 최근 부쩍 위축된 감독의 권위 때문일지 모른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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